내면의 목소리를 집중하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환자의 불안한 목소리다. “이거 아프지 않나요?”, “비용은 얼마예요?”, “다른 병원은 더 싸던데요.” 상담실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최대한 차분히 설명하고,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그다음은 직장 동료들의 목소리다. “저 환자는 까다로우니까 조심해.”, “왜 이렇게 늦었어?”, “오늘은 네가 맡아.” 무심한 듯, 때로는 날카롭게 던져지는 말들이 귀에 박힌다. 거기에 상사의 지시는 늘 절대적이다. “이건 네가 알아서 처리해.”, “보고서 제대로 한 거 맞아?”
이렇듯 나는 늘 타인의 목소리로 하루를 채워 왔다. 환자의 요구, 동료의 불평, 상사의 지시…. 그 사이에서 내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처음엔 “괜찮아, 조금만 참자.”라는 자기 위로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그조차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어느새 내 안의 목소리는 완전히 잠겨 버린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지하철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다. 피곤에 절은 눈빛과 축 처진 어깨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때 문득 마음속에서 작은 질문이 들려왔다. “정말 괜찮아? 네가 원하는 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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