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

by 라리메

2026년 1월 13일 화요일 날씨 갑나추움

버스 노조 파업으로 아침 지하철에 사람이 인산인해로 가득 차더니 결국 출근 시간 5분 남겨놓고 도착했다. 아찔했던 순간이다.


아침부터 병원장님 호출이다.


다름이 아닌 병원 경영에 관한 일이었다. 요즘 환자가 많이 줄어서 경영이 악화되어 거의 문 닫기 일보직전이란다. 그래도 버티는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라며 광고비로 2억 5천만 원을 쓰고 계시단다. 그 돈의 10분의 1이라도 직원에 썼다면 더 잘 될 텐데...


작년 9월부터 줄어든 환자는 좀처럼 늘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아무리 덥고 추운 날씨여도 환자는 줄지 않았는데 말이다.


병원장님 면담 끝나고 최 씨가 한다는 소리가 안 씨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주어진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란다. 더 많이 줘도 신경 쓰지 말란다. 차별이 있어도 입꾹닫을 하란 소린데 상담을 많이 해야 나중에 정말 직원 자를 때 필요한 인재처럼 보이지 않을까? 또 나는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다. 뭐라고 해야 할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불평이 많아서 말을 꺼내면 불만만 토로할까 봐 내가 정작 원하는 건 제대로 듣지 않을까 봐 다른 것만 신경 쓴다. 그러다 매번 놓치고 그렇게 지내왔다.

문원장님 방에 들어가서 진료를 좀 도와줬다. 환자마다 사연이 각기 각색이라 들어주는 것도 지칠 것 같았다. 딱 한 시간 정도 봐준 후 제자리로 돌아왔다. 상담 1개 하고 점심 먹고 오후 진료 시간 환자가 없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다시 정주행 하고 싶었다. 익준, 송화, 정원, 준완, 석형 이렇게 5명의 친구들이 그리웠다. 99즈들 실존 인물이라면 나랑 몇 살 차이 안나는 언니 오빠들이다. 같은 학교 같은 과 같은 동아리 친구들로 구성된 부분이 정말 부러웠다. 뭔가 가상의 인물들이지만 실존하는 것 같아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40대로 접어들어선 친구들이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삶을 살아가는 동안 또 함께하며 각자의 고충을 들어주고 위로하는 모습에서 많은 위로가 되었다. 물론 웃음도 함께해서 더 좋았다. 노래는 보너스!!


그들의 노래가 위로가 되고 그들의 연기가 힘이 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자꾸 보고 싶어지는 드라마다. 그냥 계속 시즌제로 나왔으면 좋겠다. 미드는 시즌 8,9까지 계속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왜 그게 안될까? 모범택시는 시즌 3까지 나왔는데 슬의도 시즌 3 가자!!

언슬전은 아쉽지만 99즈가 잠깐 카메오 출연한 게 다라서 좀 그랬다. 뭐 새로운 얼굴들이 나와서 신선하긴 했지만 99즈들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10시 30분에 당뇨상담 문의가 하나 생겼다. 겟올라 서비스라고 환자분들께서 의료적으로 궁금증이 있을 때 물어볼 수 있는 소통 창구다. 거기서 상담신청을 하면 약 30분간 전화로 상담을 해준다. 24년도에 처음 가입해서 몇 번 상담을 했다가 뜸했는데 오랜만에 상담이 들어온 거다.


문의사항은 40대 초반 당뇨로 진단받아 약 복용 중인데 식단 관리와 운동 등 전반적인 관리에 대해 물어보셨다. 공복혈당이 160이고, 당화혈색소가 7.2라고 하셨다. 너무 높은 수치에 나이가 젊어서 걱정되었다.


식단 관리와 운동요법에 대해 안내드리며 당부드렸다.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꾸준히 하시도록 그래야 유지가 되고 지속되어 혈당도 내려가서 조절되실 거라고 말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서 당뇨병과 혈압 그리고 고지혈증까지 3고를 앓고 계신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식생활이 점점 서구화되고 거기에 디저트 문화가 발전하면서 고혈당에 노출되는 시기가 빨라졌다. 나는 당뇨 관련 상담을 하고 나서는 빵이 싫어졌다. 가끔씩 먹긴 하지만 그때마다 죄책감이 들어서 잘 먹지 않게 된다. 설탕 덩어리기 때문에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건강할 때는 당연히 건강할 거라 자만한다. 하지만 몸은 언제 망가질지 모른다. 소리 없이 서서히 망가지기 때문에 나중에 건강을 잃고 고쳐본다고 한들 건강했던 예전 상태로 완전히 돌아오기란 어렵다. 그러니 지금 건강할 때 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조금이라도 운동하고 건강하게 먹고 충분한 잠을 자도록 말이다.


머리가 약간 무거운 증상이 있다. 띵하고 다음번 진료 때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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