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충만 조건
간호사로 일하는 하루는 늘 치열하다. 상담실 문을 열자마자 쏟아지는 환자의 질문, 서로 눈치만 보는 동료들의 분위기, 그리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업무.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빠져나간다. 때로는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며, 오늘도 똑같은 일상을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숨이 막히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여전히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거대한 희망이나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아주 작은 순간들이 나를 버티게 한다.
어느 날은, 환자가 상담을 마치고 나가며 남긴 짧은 말이 하루를 환하게 비춰 준다.
“선생님 설명이 제일 이해하기 쉬웠어요.”
그 한마디가 마음 깊숙이 스며들면, 지금껏 들어왔던 수많은 불평과 무시는 잠시 잊히곤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없지 않다는 확신, 그 작은 확신이 오늘 하루를 버티게 만든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준 동료들도 있었다. 대다수의 냉소 속에서도 “오늘 상담 고생 많았어” 한마디 건네주던 동료, 환자의 무리한 요구를 대신 들어주며 내 편을 들어주던 선배. 그런 작은 배려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그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 나는 그 기억 하나하나를 보물처럼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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