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이 느껴져 브런치 작가에 지원하게 되었다. 벌써 5년 전 일이다. 그때 브런치는 이렇게 활성화되지 않았고 몇몇 마니아 층에서만 브런치에 빠져 있었다. 결국 3수 끝에 브런치에 작가로 이름을 불릴 수 있었다. 그게 내겐 가장 큰 전환점이 된 사건이었다. 내가 부여받은 역할 중에 가장 원하고 불리고 싶은 이름 "작가"
그렇게 브런치와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때 처음 집필한 책은 "살며 살아가며 관계하는 모든 것들"이라는 이름으로 브런치북을 만들었다. 나와 엄마 그리고 관계에 대한 책을 쓰고 싶어 시작한 글인데, 참 아쉽게도 더 보완하지 못하고 묻혀있다.
가끔씩 내 글을 읽어 주는 독자 분들이 라이킷을 해주지만 댓글 하나 없을 때도 많지만 그럼에도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 그다음으로 집필한 글은 "인생에도 대본이 있었으면 좋겠어"이다. 뭔가 세상살이가 맘처럼 되지 않다 보니 드라마처럼 대본이 있는 상황들이라면 실수도 덜하고 인생이 조금은 편하지 않을까 해서 만들어 봤다.
그리고 나의 연애를 조금은 각색해서 수필형식으로 쓴 "너라서 좋아"가 있는데 이 책은 순수하면서 정열적인 사랑을 꿈꾸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두 번 다시 그런 사랑하기 힘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쓴 글은 "간호사로 산다는 것은"이다. 나의 직업적인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는데 모두들 간호사를 좋게 보지만 실상은 엄청난 노동의 고통이 따른다는 점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정체기가 찾아오고 글을 쓰는 게 두려웠다. 브런치북 대상에 지원도 해봤지만 역시나 문턱을 넘긴 힘들었다. 또다시 고비를 넘어가야만 했다. 내게 3번의 지원으로 작가가 된 이곳에서 뭐라도 되고 싶었다. 책 출간을 하든 어떤 상을 받던 그 하나만이라도 하고 싶었다.
이번에도 아이디어는 넘쳐나고 이야깃거리가 많아서 주체할 수 없었다. 근데, 또 자신이 없다.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었다. 이야기를 이끌고 가야 할 핵심 주제가 흔들리고, 이리저리 짜 맞춰진 기분이 든다. 내가 추구하는 글은 이런 게 아닌데 말이다. 좀 더 색다르면서 재밌고, 통찰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데 글발이 다 떨어진 기분이 든다.
작가의 삶을 동경했다.
그래서 그들의 삶에 다가가 보려고 해 봤지만 정작 작가의 삶은 화려함 보다 어두 컴컴했다. 뭐 물론 다른 작가들도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만 몇몇 분들은 그랬다. 그래서 엄두가 안 나고 두려워졌다. 내가 과연 이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작가로 살아갈 자신이 있을까? 대답은 아니었다. 그래서 또 포기하고 만다. 나의 오랜 꿈을 말이다.
꿈을 꾸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10여 년이 흘렀고, 나는 나이 먹어가고, 그 사이 여러 가지 사랑을 배웠다. 그 안에서 피어나는 글감들은 무수히 많았지만 써 내려가지 않았고, 정체되어 내 속을 갉아먹었다. 즉흥적이었다. 흥분했다가 또 어떤 날은 우울에 깊게 빠져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로 나를 내 몰아갔다. 그게 조울증인지 알고는 있어도 내가 그렇게 겪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사랑의 상처가 너무 깊어서 이젠 더 내 곁을 내주는 일에 인색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변화된 마음과 생각들이 편집적으로 들어 있는 상태라 글을 쓰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어느새 그런 일들이 점점 내 속에서 잔잔히 가라앉기 시작했고 나 역시 점점 무뎌져 갔다. 그러더니 하나 둘 아이디어가 떠올 랐고, 이제 그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려고 한다.
일반적인 에세이 보다 상상력으로 풀어나간 소설을 2편 준비 중이다. 과연 내가 이 소설들을 잘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면서도 기대가 된다. 앞으로 나의 행보는 무궁무진하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