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는 아름다운 이별이길 바랐지만 현실은 안전한 이별이 우선이었다. 거실에 cctv 전원을 켰다. 아직 폰과 연동하기도 전에 그만 들켜버렸다.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너구리아저씨...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밖에 나가버렸다.
나 역시 밖에 나갔지만 심장 소리가 너무 커져 버렸다. 결국 간단한 짐을 싸서 부모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꽤나 위험한 상황임을 남편의 어머니에게 알렸다.
본인 아들을 위해서, 내가 어떻게 했는지... 어떤 것을 참고 있는지를 알렸다.
결국 다음날 아침 여덟 시에 집 앞에 찾아오셔서.... 상황이 정리되었다. 역시나, 마마보이를 움직이는 무서운 회초리는 엄마의 화난 목소리였다.
혹시나 경찰을 불러야 되는 상황이거나 어떤 마찰이 있을까 봐 걱정되었고... 그분의 어머니가 이 상황을 정리하길 바랐다.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졌고, 엄마의 화난 목소리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게 정리되는 줄 알았다.
"여기 집이랑 부모님 댁 현관문 비번 바꿔. 그리고 나 너 폰 비번도 알아. 그것도 바꿔."
그렇게 마지막까지도 심장을 떨리게 한 채로 사라졌다.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살다 왔을까?
헤어짐이 확정된 이후 들은 다른 채무 얘기가 또 있었다. 도대체 어떤 인생을 어떻게 살았길래 양파처럼 까도 까도 또 빚이 나올까?
더하여 있지도 않은 일로 나와 엄마를 이간질시켰고, 주변에 웃어주는 사람들 모두에게 돈을 빌리고 있었다.
마치 계돈을 들고 튀기 직전의 계주처럼. 포탈창에 검색하면 나오는 사람이 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