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인간, 2부. 발작: 오차 범위 밖으로 튀어나갔다

시스템의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소소한 일탈과 저항의 스냅샷

by 닥터 F


Snapshot 1. 로그오프, 표류의 시작

홍대 한복판,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된 순간 내비게이션의 파란 선이 사라졌다 .

데이터가 끊기자 불안은 곧 호기심이 되었고, 비로소 지도 밖 서울의 민낯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Snapshot 2. 별점 2.5점의 반란

맛집 검색을 멈추고 우연히 들어간 허름한 식당. 끔찍하게 맛없는 국밥 한 그릇을 비우며 느낀 기묘한 해방감 .

완벽하게 예측된 '맛있음'을 거부하고, 스스로 선택한 '실패'를 맛보는 짜릿함에 대하여 .


Snapshot 3. 수정 불가능한 마음

'Backspace' 키가 없는 종이 위, 펜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 .

지워진 자국과 잉크 냄새. 그 지저분한 흔적이야말로 디지털 텍스트는 흉내 낼 수 없는 진심의 무게임을 깨닫는다 .


Snapshot 4. 회의실의 노이즈

완벽한 AI의 브리핑에 "그게 뭔 소리야?"라고 딴지를 건 순간, 회의실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

모두가 정답에 고개를 끄덕일 때 던진 그 멍청한 질문 하나가, 나를 살아있는 인간으로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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