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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영 Jul 19. 2022

몇 살부터 노인일까

상대성의 법칙

100년 전, 우리나라에 아기가 태어나면 기대할 수 있는 수명이 27살이었다고 한다. 너무 낮은 건 아닌지 눈을 의심했을 정도다. (출처: ourworldindata.org) "나는 10대 때 결혼하고 바로 애를 낳았어"와 같은 할머니 삶의 수수께끼(할머니는 왜 이리도 빨리 결혼을 하셨는가)가 어느 정도 풀리는 순간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1970년의 기대수명은 61.9세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거엔 50살도 노인이 아니었겠는가?


과거엔 50살도 분명 노인이었다

한편 UN은 65세 이상 인구(현재 노인의 정의를 65세 시점으로 본다)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고령화 수준을 구분한다. 전체 인구의 7% 이상이 되었을 때를 고령화 사회, 14% 이상을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고령사회,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고령사회로의 출발이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이 되는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1950년대, 전쟁이 끝난 후 전 세계가 고성장의 열차를 타고 열심히 달릴 때 우리 대한민국은 열차 중에서도 특급열차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여느 나라보다 빠르고 가파르게 특급열차를 운전해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주인공들! 바로 '베이비부머 세대'다. 1955년생부터 1963년생까지를 묶어서 베이비부머 1차, 1968년~1974년생까지를 베이비부머 2차 세대라고 부른다. '베이비부머 1차 세대'의 맏형인 1955년생분들은 2022년 현재 68살이 되셨고 막내인 1963년생분들은 환갑 바로 전 단계(60살)이시다. 


가만히 첫 번째 문단 내용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의 베이비부머 1차분들은 이미 거의 모두가 1970년의 기대수명을 넘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도 왕성히 활동 중이시며 대한민국의 기둥으로 든든히 자리하고 계시다. (TV만 켜봐도 알 수 있다.)


고령화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해에 태어나느냐에 따라 50살인 내가 노인이 될 수도, 노인이 안 될 수도 있음이 재미있다. 그렇다면 나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상대성을 띄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과학기술이 무궁무진하게 발달한 오늘날 고령화로 인한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서 오는 두려움이 가장 큰 게 아닐까 생각한다. 


고령화가 문제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그 누구도 '아직 그 시대를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관련한 기사를 살펴보면 경제활동인구 감소, 실업률 증가, 수요 감소, 부양 부담 증가 등등등 부정적인 단어들과 함께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과연 정말 고령화로 인해 나쁜 일들만 일어날까?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1. 경제활동인구의 이분화

지금은 경제활동인구라고 하면 '15세 이상 65세 미만'의 인구로 정의 내리고 있다. 65세 이상은 '노인'이라는 단어 아래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혹은 '경제활동에 의지가 없는'으로 정의 내리고서는 사회에서 은퇴를 시켜버린다. 지금까지는 경제활동인구 정의가 딱 하나였던 셈이다. 그러나 인생의 반을 은퇴자로 살아가기에는 무언가 아쉽고 부족하다. 65세 이상의 분들도 구직, 창업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제2의 경제활동인구'를 정의 내릴 필요가 있다. 그들은 경제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체력과 마음이 있다. 


2. 교육수요 증가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다른 나라가 알아줄 정도로 끝내준다. 지금까지는 대학 가기 전까지, 혹은 취업 전까지의 교육수요가 넘쳤다면 100세 시대로 가는 이 시점에는 전 세대에 걸친 교육 수요가 일 것이다. 오히려 지금의 교육수요보다 훨씬 더 클지도 모른다. 자금의 여유, 시간의 여유, 마음의 여유, 삶의 여유 등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평생 교육 시대는 당장 다가오는 현실이다.  


고령화 이슈를 바라보는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껏 청년과 노인이 공존하던 시대는 없었기에 고령화가 자꾸만 '문제'로 언급되는 것 같다. 프레임을 바꿔 바라보면 고령화는 정말이지 엄청난 기회가 아닐 수 없다.(내 눈에만 그런가)  삶의 인생 선배들과 함께 어떻게, 무슨 방법을 통해 공존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봐야겠지만 50년, 60년을 열심히 배우고 터득하신 삶의 지혜를 흘려보내기엔 엄청난 손실이자 낭비인 것은 틀림없다.


고령화는 문제가 아니다.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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