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창업지원사업에 대한 이야기
새 학년이 3월에 시작하듯, (예비) 창업자를 위한 정부지원사업도 2~3월이 되면 공고가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한다. 무슨 정보가 이리도 많은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는 프로그램, 지원사업 공고를 보며 '누가 좀 필터링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나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이제 막 시작하는 꼬꼬마 창업가들에게는 창업이라는 것조차 생소한데 지원사업은 더더욱 생소하니 놓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나포함) 가까운 미래에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직접 경험하고 배우게 된 노하우를 정리해보려 한다.
정부지원사업을 시작하면 주관기관에서 요구하는 서류에 파묻혀 진짜 사업을 못하겠다고들 하신다. 그래서 정부지원사업을 일부러 안 하시는 대표님들도 여럿 보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디어와 열정만이 충만한 예비창업자이지 않은가. 예비창업자에게 정부지원사업은 독보다는 약의 기능을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의 무게를 견딜 것이냐, 월급쟁이로 살아갈 것이냐에 대한 갈림길에서 어느 정도의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리고 사업계획서를 적어보면서 본인의 아이디어를 나름대로 정리해보는 시간과 더불어 운이 좋아 발표평가까지 가게 된다면 심사위원들 앞에서 발표까지 해보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대신 이건 필요한 것 같다.
예비창업자에게 필요한 것 = 탈락할 준비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낼 용기
처음에 탈락 문자를 받았을 때에는 심장이 벌렁벌렁거렸다. 내가 왜? 내가 왜? 처음 맛본 탈락은 꽤 매웠다. 이유도 알고 싶지 않고 그냥 울적한 마음뿐이었다. 두 번째 탈락, 세 번째 탈락... 탈락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더 겸손해지게 되고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말을 건넸다. "부족했다보다. 핏이 안 맞았나 보다. 다음에 더 잘하자" 그리고 다행인 건 나는 아직 예비창업자이지 않은가? 바꿀 시간도 충분하고 열정도 아직 가득하다. 탈락에 상처받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혹은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생각이 된다면 JUST DO IT!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왜'해야 하는지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래서 정부지원사업을 지원할 때에도 이 사업이 우리 서비스에 '왜' 필요한지 '정말' 필요한지를 꼭 여러 번 마음속으로 따져본 후 지원을 했다. 왜냐, 정부지원사업이 너무나도 많아서 자격이 된다고 모두 지원하기에 우리에게는 자원과 에너지가 너무나 부족하다.
정부지원사업은 큰 덩어리로 정부부처 / 지자체 / 민관기관으로 나눌 수 있다. 정부지원사업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은 1. 예산의 규모와 활용성(정부지원사업은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품목이 한정적일 수 있다.), 2. 공간 지원(공간이 필요한 팀이라면), 3. 정부지원사업 운영기관으로 나눠 살펴보았다. 세 가지의 기준을 토대로 예비창업자가 지원하기에 좋은 지원사업 몇 개를 추천해 본다.
1. 예비창업패키지 - 예비창업자를 위한 올인원 지원
예비창업자에게 무조건 1등으로 소개해주고 싶은 사업이다. 예산의 지원 규모도 최대 1억으로 가장 크면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범위도 아주 넓다. 인건비, 임대료, 외주용역비 등 예비창업자가 행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행위의 비용 집행이 가능하다. 지원사업을 살펴보면 인건비면 인건비, 마케팅 지원이면 마케팅비 이렇게 한정적으로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비창업패키지가 아주 매력적인 이유다. 예비창업패키지는 매년초(2~3월)에 공고가 뜨기 때문에 다음 해 창업을 준비한다면 연말에는 예비창업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좋다. 사업계획서 양식도 매년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할 수 있다!
2. 캠퍼스타운 사업 - 사무 공간이 필요하다면(서울만 해당)
보통 정부부처에서 주관하는 정부지원사업에 선정이 되면 중복으로 다른 지원사업의 동시 지원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전에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이것저것 정부지원사업을 지원했다가 모두 다 합격이 되어 버리면 오히려 곤란해지는 순간이 온다.(사업계획서에 쏟은 내 시간과 에너지...............) 캠퍼스타운 사업은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정부부처 지원사업과 동시에 수혜가 가능하다. 예비창업패키지와 캠퍼스타운 사업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는 2022년 기준으로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사업화 자금도 제공받지만 사무실 공간이 필요하다면 지원해볼 만한 사업이다. 보통 대학에서 사업을 맡아 운영하고 대학가, 대학 주변의 사무공간을 지원해준다. 사무 공간은 6~8개월 정도 무료로 지원해준다.
3. 운영기관별 사업 소개(여성/콘텐츠/관광/사회적 기업 등)
창업아이템과 서비스 형태에 따라서 정부지원사업을 운영하는 기관을 선정하는 것도 좋다. 홈페이지 공지사항 확인 필수!
여성 대표라면 → 한국여성벤처협회(http://www.kovwa.or.kr/)
콘텐츠 서비스라면 → 한국콘텐츠진흥원(https://www.kocca.kr/kocca/main.do)
관광 서비스라면 → 한국관광공사(https://kto.visitkorea.or.kr/kor.kto)
사회적 기업을 준비한다면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https://kto.visitkorea.or.kr/kor.kto)
처음에는 정부지원사업이 너무 많아 헷갈리기도 하고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조차 난감하다. 우선 k-스타트업(https://www.k-startup.go.kr/)에 들어가서 시간을 들여 찬찬히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을 주욱 리스트화해 보고 자신의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준비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할 것이 있다면 '탈락할 용기'다.
아직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시작하지도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