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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life of ease Jan 01. 2024

하루 한 줌(6)

한 걸음, 한 걸음

눈이 온다.

눈이 왔다.

사람들이 눈 속에 발자국으로 길을 냈다.

미끄러진 자국, 둥그런 신발 자국, 무언가 질질 끈 자국, 강아지의 발자국.

괜한 발차기로 눈가루를 휘날리다.


온도가 오른다.

비가 내린다. 

눈이 녹아 물이 자작해졌다.

밤새 얼어버릴 눈들은 딱딱한 얼음이 되어 더욱 미끄러워질 것이다.

발자국들은 모두 사라져버릴 것이다. 


하루가 밝았다.

1월 1일이 된 것도 새해가 밝아진 것이 아니라, 하루가 밝아진 것일 뿐. 

얼음길은 녹기 위해 따뜻한 햇빛을 기다리고, 나의 1월 1일도 한 해가 아니라, 내일 하루 1월 2일을 기다릴 뿐이다. 하루가 지면 하루가 밝아온다. 1년에 한 번 뿐인 1월 2일도 올 것이다. 

보이지 않는 발자국에 내 발을 한 번 쯤 맞추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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