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문제로다

by 헤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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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은 죽을까 살까, 인 것 같다. 자살은 나에 대한 구원일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외부 압력에 의해서든, 자기 뜻에 따라서든 자기를 조금씩 죽이면서 살아간다. 그러한 행위의 최종 버전인 자살은 나를 구원해 줄 것인가. 아마 많은 정신병자들이 자살은 구원이라 여지 없이 믿고 세상을 떠났다. 그들에게 내려온 동앗줄이 썩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뭐라도 붙잡고 봤더니 그게 다름 아닌 자신을 해하는 행위였을 뿐이었으리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자살자를 비난할 수 없는 이유다.

자살에 대해 터놓고 얘기할수록, 이런 기회를 진작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살을 금기어처럼 쉬쉬하고 아주 질 나쁜 것으로만 취급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이미 너무 멀리 왔지 않은가. 다시 돌아와서, 최근 나의 고민은 자살할까 말까이다. 하루에 수천 번도 더 고민하는 것 같다. 어떤 때에는 죽은 듯 사는 것보다는 죽는 게 나은 것 같다가도, 또 어떤 때에는 모로 가도 살아있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내 뜻을 모를 만큼 판단이 왔다갔다한다. 확실히 먼 옛날부터 인류의 난제는 이것이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래도 사는 편이 낫겠지? 상담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인데, 죽음을 원하는 이유가 죽은 것처럼 살기 싫어서라면 먼 훗날 사는 것처럼 살게 되었을 때 그걸 누가 느끼고 기뻐하냐는 거였다. 지금은 그런 날이 올 것 같지도 않지만, 만약 온다면 말이다. 나 역시도 자살을 계획할 때 혹시 실패해서 현생으로 돌아오면 어쩌지하는 고민을 한다. 그 말은 현재의 삶에 자살 시도가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싶을 만큼 현생이 소중하다는 거다. 알고 보면 나는 살아있으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이고, 그것도 아주 잘 살고 싶은 사람임이 틀림 없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 그걸 자꾸 잊어버려서 이 글을 쓴다. 오늘은 창밖이 너무 예뻐서 죽지 못했다. 그러나 이 경치도 익숙해질 때가 오겠지. 그럴 때 나를 삶에다 잡아두기 위해 글을 남겨 두었다. 자질구레하고 지지부진한 내 삶도 나름의 가치가 있을 거라고 믿으며. 부디 자살을 결심한 어느 날의 내가, 이 글을 읽고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꺾기를 바란다. 지금 삶이 고통스럽겠지만 언젠가는 그것도 다 지나간다는 누군가의 말을 되새기며, 그렇게 주어진 삶을 용기 내어 살아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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