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동안 짧고 굵게 느꼈던 아일랜드와 아이리쉬의 문화
처음에 더블린 공항에서 홈스테이로 가기 위해 공항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탔을 때 문화 충격이었던 부분은 운전석이 우리나라와 반대로 오른쪽에 있었다는 것이다. 아일랜드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차량들이 모두 좌측 통행을 한다. 그 말은 차량들이 모두 좌측 통행을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인데, 이 부분이 아일랜드에서 길 찾을 때 꽤 헷갈렸던 부분이다. 좌측 통행을 하는 나라에서 길을 찾을 때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는 가려는 방향을 우리나라와 반대로 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 나라의 문화에 완전 젖어 들어야 살기 편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 아일랜드의 좌측 통행…!
또 신기했던 것은 정말 듣던대로 아일랜드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감자를 아낌없이 퍼 주었다. 내가 평소에 감자를 좋아하는 편인데, 아일랜드에서 어디를 가든 모든 음식에 칩스(감자튀김)를 아낌없이 퍼주는 바람에 한동안 감자를 멀리할 것 같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감자를 어디에서나 많이 주는 이유는 1800년대 후반에 아일랜드에 있었던 감자 대기근 때문이다. 감자 역병이 돌아서 감자 수확량이 확 줄자, 주식을 감자에 의존하고 있었던 아일랜드 사람들은 당연히 먹을 것이 없었을 것이다. 그 때 감자를 먹지 못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감자를 조금만 달라고 해도 그들의 ‘감자 조금’은 절대 ‘조금’이 아닌 해프닝이 일어나 우리를 웃기기도 했다.
영어로 말하고 들을 때 의외로 헷갈리고 시간을 가지고 적응해야 하는 것이 그 나라만의 영어 발음과 악센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처음에 아일랜드에 도착했을 때, 한번에 알아듣기 어려웠던 것이 바로 아이리쉬들의 악센트였다. 영국 발음과는 분명히 다른데,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북미권 영어와는 또 다른 점이 있었다. 영국과 북미권 영어의 중간이라고 하기에도 좀 뭐하지만, 발음의 강세에 있어서는 그 중간이 맞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나중에 계속 듣다 보니 적응되어서 괜찮았지만, 처음에는 내가 평소에 듣는 영어에 있어 강세를 어디에 두는지가 달라서 알아듣는 것도, 그것에 적응하는 것도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