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하 Sep 17. 2017

탓하는게 편한 것 같아도 나중에는,

나는 탓을 정말 많이 한다.


무언가 이루어지지 않고, 성취되지 않을 때,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는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나는 내 탓이든, 남 탓이든, 주변 환경 탓이든, 어떤 무엇 때문이라는 이유와 원망을 항상 붙이려고 했다.


처음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쉽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된 이유를 붙이면, 나중에 그 이유 때문이니까, 라고 합리화 할 수 있어서 편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지금도 그렇다. 지금도 탓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는 것 같다. 지금도 그 결과에 해당하는 원인이 앞에 있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그 이유, 원인에 해당하는 것을 '탓'으로 꼭 생각해야할까? '너 때문이야!'라고 생각하고 그를 원망하는 것이 바로 '탓'이었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 시기, 질투... 이런것들을 언제까지고 내 옆에 계속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그게 궁금했다. 그렇다고 나를 탓하는 것도 싫었다. 아니, 뭔가 이유를 찾기 위해 탓을 꼭 해야하나.


어떤 이유가 탓이 아닌 그냥 이유로서 존재할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만큼 내가 더 너그러워져야하고 더 둥근 사람이 되어야 하는걸까. 모든 걸 이해하고 모든 걸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내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


조금 더 나은 나 자신은 언제쯤 될 수 있는걸까.

매거진의 이전글 이유를 받아들이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