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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험설계사 홍창섭 Mar 17. 2022

사망보장을 포기한 생명보험사

섭이의 보험 솔루션

생명보험사의 제일 중요한 상품은 종신보험이다. 

그리고 종신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보장기능은 사망보장이다.


가장의 책임을 강조했고, 

결혼을 한 남자라면 누구나 다 종신보험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었다. 


2000년 초반 종신보험 광풍이 불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사실은 다들 알고 있다. 

내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그렇지만 '죽음'은 생각도 하기 싫고, 외면하고만 싶다.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위험 중 가장 큰 위험인 사망에 대한 대비는 

여전히 중요하고, 오히려 더 필요하다. 

예전보다 가족이 많지도 않고, 유대감이 크지도 않으면 

함께 사는 가족 외에는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의학기술이 아무리 발달되어도, 아직은 모든 인간은 세상을 떠난다. 


다 아는 위험이지만, 

이를 대비한 사망보장 보험을 준비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아무리 그래도 당장 죽을 것 같지도 않고, 

지금 오늘 살기도 힘든데, 

수십 년 뒤에나 있을 것 같은 '죽음'에- 대한 대비를 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생명보험 세일즈가 굉장히 어렵다. 


죽음은 당연한 일이지만, 

반대로 가장 격렬하게 외면하고, 저항하는 것이 죽음이기에, 

이를 떠올리고, 이에 대한 대비를 시키는 일은 너무나 어렵다. 


사망보장을 이야기하려면 

설계사의 퀄리티, 인성 등이 좋아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


지속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 

고객들이 스스로 필요성을 니끼고, 찾아서 가입하는 보험이 아니기 때문에

상담 스킬도 뛰어나야 하고, 신념과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줄

전문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아주 우수한 설계사를 뽑고, 교육하고,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케어를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생명보험이다. 


요즘에도 여전히 누구나 보험설계사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모집인 시험이 그다지 어렵지 않고, (고퀄리티 설계사의 부족)


변화가 빠르고 당장의 성과가 중요한 보험시장에서, 

특히나 비대면 상담, 모바일을 통한 간편 가입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대부분 설계사와의 대면상담을 해야만 하는 사망보장 생명보험 세일즈는

점점 더 어려워만 졌다. 


고객들이 더 이상 찾지 않는다는 말도 맞지만, 

팔기 힘든 사망보장 대신, 손쉬운 눈에 보이가 당장 타 먹는 보험 세일즈에 

더 몰두한 것은 아닐까?


생명보험사 교육을 들어보면 어느 보험사도 사망보장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 


길어도 1-2시간 남짓의 교육시간 안에, 

들으려는 의지도 없는 설계사들에게  굳이 사망보장을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 


당장 판매를 더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성과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생명보험사 교육에서도, 

종신보험 판매교육인데. 2.25% 고정금리 환급률, 저축 기능만을 강조한다. 


해약환급금 예시표를 보여주고, 환급금 활용법과 장점, 기능만을 알려준다. 


종신보험인데.... 죽으면 얼마의 보험금이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설명도 해주지 않고, 관심도 없다. 


10년 뒤에 103% 인지 105% 인지에만 관심이 있다. 


사망보장을 이야기하면 예전 구닥다리 보험이라고 한다. 

바뀐 시대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팔라고 한다. 

완전판매를 해야 하지만, 최대한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사망보장은 줄이고, 

환급률과 높은 예정이율만 강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종신보험을 잘 팔기 위해서는 

보험의 본질, 사망보장을 하는 보장성 보험으로서의 종신보험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적금보다 좋은 저축으로 팔거나, 

상속세 재원 마련 용도로만 팔아야 한다. 


2.25% 고정금리 복리, 10년 해약환급금 103% 비과세

2.2% 고정금리 복리, 5년 원금, 중도인출 약관대출 기능, 이번 달 절판 예정...


은행에서 파는 적금과 다름이 없다. 


그 덕분에 종신보험 관련 민원이 속출하고, 잘못된 가입으로 인해 

'종신보험'은 나쁜 보험이 되었고, 

정상적으로 잘 가입된 종신보험 조차도 해약 1순위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생명보험사는 '사망보장 종신보험'이 아니라

'저축성 보험으로서의 종신보험' 판매에만 몰두한다. 


고객의 니즈가 바뀐 게 아니라, 보험사가 이렇게 유도한 게 아닐까?


생명보험사가 가장 잘하는 죽음과 오래 사는 부분에 대한 보장을 

포기하고, 환급률과 높은 수익률만을 이야기 한 덕분에, 

본연의 존재가치, 장점을 잃고, 시장도 손해보험사에 점점 뺏기게 되었다. 


사망보장은 정말 필요 없는가?


사망보장을 포기한 생명보험사는 앞으로 도대체 어떤 상품을 판매하려는지...

저축과 투자는 보험사 본연의 업무가 아니고, 

해당 전문회사인 은행과 증권사를 이길 수 없고, 

타 먹는 보험은 손해보험사를 이길 수 없다. 


죽고 사는 영업을 책임지던 생명보험인데, 


사망보장을 포기한 생명보험사...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 사망보장

너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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