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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험설계사 홍창섭 Mar 19. 2022

다시 생명보험인이 되기로 했다.

섭이의 보험 솔루션

사실 그다지 활동적이지도 않고, 

사람들과 만나서 노는걸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혼자 있는 게 훨씬 익숙하고, 

결코 사교적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사람을 만나는 직업인 '보험일'을 하고부터는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라도,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야 했다.


'보험을 팔기 위해' 

억지로 만나는 것은 도저히 할 수가 없었고,

(아무리 그것이 사실은 도움이 되는 일이고, 

내가 이야기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한다는 걸 알지만, )

당장은, '보험'을 권하는 '보험설계사'를 불편해하고 

부담스러워하는 그 시선이 너무 싫기도 했다. 


그래서 나에게는 

한 명 한 명 만날 때마다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고,

아무래도 불편하고 힘이 들었는지, 

'보험설계사'라 하면 떠오르는 그런 높은 사교성, 활동력은

절대 나올 수가 없었지만

대신 만나는 한 명 한 명에 최선을 다했다. 


단지 보험 파는 사람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사람', '나를 알고 지내면 좋다'는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다. 


고객에게 유익한 정보, 내가 알게 된 삶의 지혜를 나누고

힘들어하는 사람에게는 위로를 주고, 

용기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격려를 해주고, 

지식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지식을 주었다. 


덕분에 많은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보험계약으로 맺어진 사이라기보다는

'친구'나 오래 알고 지낸 '지인''동료''파트너'같은 느낌이었다. 


보험뿐 아니라, 내가 가진 지식과 사람을 함께 나누면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함께 성장하면서 

보낸 시간이었다. 


'나는 다르다', '나는 그런 무시받는 보험설계사가 아니다'

이런 자존심과 

한편으로는 절대 상처받기고, 상처 주기도 싫은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면 '마음의 상처'는 적을 수 있지만, 

활동력이나 영업력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보험설계사' '보험영업'을 할 생각은 1도 없이,

단지, 너무나 아름다운 '생명보험의 가치'를 전하고, 

보험설계사님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하여 

시작한 일이었는데, 

갑자기,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보험 영업일은

나에게 너무 힘든 일이었다. 


나 스스로 너무 부담을 느끼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고

너무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다 보니, 

일을 하면 할수록 더 힘이 들었다. 

내 성격과 성향상 보험영업은 결코 맞지가 않았다. 

아무리 가치 있고 좋은 일이라 해도, 

나는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겨우 겨우, 최소한의 실적을 유지하면서, 

그저 그런 보험 설계사로 7-8년을 보내고,  

마지막으로 본래 하려고 했던 일이고, 

그나마 내 성향상 잘 맞는 일이라 생각한 세일즈 매니저를 2-3년 했지만, 

보험을 너무 어려워하고, 과도한 책임감을 강요하는 나의 성향은

결코 설계사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고, 


나에게는 너무 힘든 기억만 있는 그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내 맘대로 보험을 새로 해보기로 하고 GA(보험대리점)으로 

옮겨 지난 2년, 진짜 내 맘대로 보험일을 했다. 


유튜브, 블로그 등 온라인 정보를 통해 나를 알리고, 

이를 통해 연락 온 분들과 비대면 상담, 계약을 하는 것은 

한 번도 생각도 못해봤던 신세상이었다. 


10년 보험일을 했지만, 전건 대면 계약이었기에, 

얼굴도 모르는 고객님과의 비대면 계약은 너무나 낯설었고, 불편하기도 했다. 


고객은 짧은 상담, 일반적이고, 획일적인 '상품'만을 원했고,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상담에 집중하여 고객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찾고, 

뭔가 특별하고, 개개인에 맞는 설루션을 찾기보다는


좋은 보험 상품을 더 많이 광고해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유행하는 그 상품만을 빨리 더 많이 팔아야 했다. 


좀 더 자극적이고, 좀 더 확실하게 이야기해서, 고객의 결정을 돕고, 

보험을 금융상품, 아니 만들어진 물건 판매하듯이 팔아야 했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보험은 결코 이 보험시장에서는 맞지 않았다. 

잘해주려고 하면 안 되고, 사람이 아니라 상품을 팔아야 했고, 

설계사의 의견보다 고객의 선택이 더 중요했다. 


계속 출시되는 신상품정보를 알려서, 

지속적인 추가 가입과 변경을 권유하고, 

인간적인 관계가 아닌 

보험설계사와 보험계약자의 업무적인 관계만을 유지하고, 

잘해주려고, 너무 많이 알려주거나 알려고 하지 말고, 

딱 적당한 거리를 두고, '계약'만을 추구해야 했다.  


물론 다 그런 것이 아니라, 

나 같은 설계사를 찾고, 

이런 고전적인 상담을 만족하던 고객님들도 많이 있어서, 

어려운 시기를 무탈하게 보낼 수 있었지만


성과를 내려면, 

잘해주려는 욕심을 버려야 하는 현실이 참 싫었다. 


손해보험사 상품 위주의 세일즈, 

보험 리모델링에 특화된 온라인 보험시장에서, 

대면 상담을 해오던, 그중에서도 워낙 더 주관이 뚜렷한

생명보험세일즈를 해왔던 나는 변해야 했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춰주고, 

해달라는 대로 해주는 설계사가 되어야 했다. 

보험료를 낮춰주고, 

좀 더 보장이 넓고, 타 먹을 일이 많은 보험 상품을 권해야 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세상을 좀 더 미리 알았다면, 좀 더 일찍 도전했다면,

그렇게 힘들게 어렵게 보험일을 하느라 지치고 상처받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훨씬 더 높은 성과를 내면서, 더 즐겁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컸다. 


그러나 온라인 보험 시장이 틀렸다라기 보다, 

그 누구보다 나만의 보험 철학과 주관이 뚜렷한 내가 하기에는 역시나 또 힘이 들었다. 

(나의 고지식한 성격 자체가, 영업에 맞지 않다)


나 혼자 잘난 척 고귀한 척 고객을 위하는 척하는 것도 부끄럽기도 했고, 

세일즈 방식에 더 좋고 나쁜 것은 없고, 

다만 내가 그런 방식을 선호하지 않고, 내가 불편할 뿐이었다. 


다시 또 선택을 해야 했다. 

그냥 지금보다 좀 더 광고에 집중을 해서, 

빨리빨리 쉽게 보험상품 파는 일을 할 것인가?

내가 바뀔 수 있는지, 내가 잘할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당장은 좀 더 쉽고, 좋을지 모르겠지만, 

점점 설계사가 아닌 '상품'만을 파는 세일즈에 지치고, 

바쁘기는 하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은 나를 보면서, 

앞으로는 더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다시 생명보험인이 되기로 했다. 

예전처럼 만나서, 나의 진심을 전하고, 

진정 고객에게 도움 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라이프 파트너가 되기로 했다. 


대신 예전처럼 지인 소개, 지인에만 국한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룰에 따르지 말고, 어설프게 흉내 내지 말고 


그냥 본래 해오던 더 내 스타일대로 하기로 했다. 

왜냐면, 그게 고개에게 가장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내 판단의 기준의 1번은 항상 '고객의 이익'이다. 


나의 생명보험, 나의 보험이야기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강사로서의 일을 시작했고, 

책과 영상을 통해 고객에게 진짜 보험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좀 더 나도 이제는 좀 더 실익을 찾기 위해, 

오히려 원 없이 최고의 상담을 해주기 위해, 

법인, 자산가 전문가 시장으로의 진입을 결심했다. 

최고의 서비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받기로 했다. 


손해보험사의 타 먹는 보험도 좋지만,

나는 생명보험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끝까지 이 길을 가기로 했다.


물론 생명보험만으로는 절대 완전한 설루션이 될 수 없기에, 

지금처럼의 활동도 하겠지만, 비중과 집중에 있어서는 분명 

지난 2년과는 다를 것이다. 


지난 시간이 너무나 감사하고,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보험을 하나도 모르면서, 잘 안다고 착각하고 오만했던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생명보험 손해보험 모든 영역에 있어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진짜 보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 


예전보다 훨씬 더 당당한 모습으로.

요즘 시대에 맞게 변화된 기술과 능력으로, 

진정 고객을 위한 평생의 파트너가 되겠다는 변하지 않는 초심으로..


나는 다시 생명보험인의 삶을 시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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