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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험설계사 홍창섭 May 25. 2023

예전에 가입한 보험 해약해야 하나요?

보험설계사의 일기

올해로 15년째 보험 일을 하고 있는데, 

요즘 고민 중에 하나가, 예전에 제가 판매한 보험보다 지금 보험이 너무 좋다는 겁니다. 


다들 알고 있는 보험의 상식 중에 하나가

'보험은 옛날 것이 좋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일찍 가입하는 게 좋다'인데요,


최근에 너무 좋은 보험 상품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다 보니, 

지금은 늦게 가입할수록 더 좋은 것 같습니다.ㅜㅜ


불가 4-5년전까지도 지금처럼

다양한 담보들이 없었습니다. 


성인병 관련 진단비도, 

뇌졸중(생명사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진단금 뿐이었고,

암관련 담보도 암 진단비뿐이었습니다. 


지금처럼 보장에 대한 관심보다는, 

환급률, 해약환급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유병력자들을 위한 보험도 전혀 없었고, 

그래서 고혈압, 당뇨약을 먹고 있다면 아예 보험 가입이 안 되던 시절이었죠.


그 뒤에 325 유병력자 보험이 나온 것 만으로도 와~~ 했었지만,

보험료도 엄청 비싸고 가입가능한 담보나 한도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오는 보험들은 어떤가요?


정말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었습니다. 

유병력자 보험은 기존의 325뿐 아니라 355 333 3N5등 

내 건강 상태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의 상품들이 쏟아졌고, 

보험료나 보장 범위도 건강 표준체 상품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건강하면 보험료 할인까지 해주기도 하고, 옵션이 정말 다양해 졌죠.


무해지환급형(해약환급금 없는 유형) 보험이 출시되면서, 

기존의 해약환급금 있는 보험(표준체)에 비해서 거의 30%가량 보험료가 저렴해졌고


암, 뇌혈관, 심장질환 등 주요 3대 진단에 대해서도 

정말 다양한 특약들이 생기고, 보장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예전 보험에 뇌출혈, 뇌졸중, 급성심근경색밖에 없는 이유는 

설계사가 나쁘거나 몰랐던 것이 아니라 그때 그것뿐이었습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험료 산정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리가 폭등하면서, 

보험료는 내려가고 해약환급금은 높아졌습니다 (종신보험)


그래서 지금 보험이

지난 15년 보험 경력을 통틀어서 

가장 싸고 보장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결코 의도했던 게 아니지만 

예전에 저에게 가입한 보험을 볼 때 참 마음이 아프고 죄송스럽습니다.


보험도 유행을 타고, 보험을 보는 시각도 바뀌다 보니 

지금 보험의 기준으로 보면 예전의 보험은 나쁜 보험, 가성비 떨어지는 보험으로 보입니다. 


'설계사님한테 수년 전에 가입한 보험인데 왜 이렇게 비싸고 뭐가 없죠?'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참 곤혹스러울 때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금리가 급속도로 내려가고, 특별한 이슈가 없던 2017,18,19

이때의 보험은 정말 비싸고, 보장이 약합니다. 


그때는 분명 그게 최선이었는데,..


특별히 아파서 보험금을 탄 경우가 아니면, 그때 가입하지 말고, 

미루다가 지금 가입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훨씬 싸고 더 좋은 보험을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때론 해약하고 새로 하는 것이 월 납입 보험료도 싸고, 보장도 더 좋아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작년, 재작년에 가입했던 보험보다 지금 보험이 더 싸고 좋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진짜 해약하고 다시 하시라고 해야 하나 .. 하는 고민이 들기도 하고요..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그래도 보장을 그동안 받았고,

더 싸고 더 좋은 보험이 있다면 이제라도, 변경하는 것이 

더 고객님을 위하는 것인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참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면책기간, 감액기간이란 것도 있고, 보상을 생각하면 아무리 그래도 

예전 보험이 더 유리하구요..

그리고 해약은 습관이기 때문에, 한번 이렇게 하다보면 

끝도 없이 리모델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

(보험은 유지, 완납이 그래도 제일 중요합니다)

또한 해약환급금이나 기존 보험이 가진 장점도 분명 있으니까요..

(100% 더 좋은 보험은 없죠)


어떤 설계사님들은 그래서 

기존의 본인이 판매한 보험들을 다시 다 리모델링하시기도 하고,

보험사에서도 이를 적극 권장하기도 합니다. 


그때... 분명

정말 고민해서 최선의 플랜이라고 설계하고 판매했던 상품들인데..

절대 이런 보험 다시는 없다며..

해약 못하게 말리면서 지금까지 유지시킨 보험들인데...

제 자식들 같은 보험들인데..

이 보험들이.... 지금은.. 참... 모두를 힘들게 하네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죠..

하필 최악의 시기에 가입했던 그런 상품들이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참 보험 어렵습니다. 


-15년 차 보험설계사 홍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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