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짓
어제 시아버지와 차로 이동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역할은 좋은 질문하기. 여기서 좋은 질문이란 질문 하나로 30분 정도의 어색한 침묵을 피할 수 있는 것.
아버지의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신 스토리는 언제 들어도 재밌고, 아버지 또한 이것에 관해서는 무한한 보따리를 푸실 수 있기에 가능한 이쪽으로 질문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는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언제 가장 성취감을 느끼셨는지 혹은 돌려서 말하면 만약 한 번 더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어느 인생의 어느 시기로 돌아가고 싶으신지 여쭤보곤 한다. 매우 십상 하지만 은근히 꺼내기 어렵기도 한 애매한 질문이기는 하나, 옛 추억을 건드리게 되면서 이야기보따리를 술술 풀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Anyway, 주위 사람들이 모두 '무모한 짓'이라고 했을 때 자신만의 신념을 갖고 나아갔기에 지금의 많은 것들이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말 많은 세상 속에서 그 말들에 휘둘리지 않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그중 진심 어린 조언은 귀담아 들어야겠지만 대부분은 머리를 거치지 않고 내뱉은 말들이 많기에 걸러들어야 한다.
아버지의 '라떼"부터 변함없는 건 남들보다 아예 앞서가거나 어려움에 겁먹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것 같다. 무모한 짓인지 아닌지는 각자의 기준과 판단에 맡기는 걸로, 사실 내 앞가림하기도 빠듯한 현실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