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70만 원
시어머니 생신이다.
결혼 7년 차, 결혼한 후로 매년 생신마다 100만 원씩 드렸다. 살아 계실 때 조금이라도 더 잘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다. 내가 아이를 키워보니까 부모님께서 키워주신 은혜에 비하면 백만 원도 너무 적은 돈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백만 원은 결코 적지 않다. 1년 내내 알뜰살뜰 모아야지만 가능한.
시부모님, 내 부모님, 옆지기, 동생 그리고 아이까지, 내가 챙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매달 생활비에서 70만 원을 따로 빼서 각각 봉투에 넣어 생신 같은 날에 크게 선물해 오고 있다. 친정엄마는 나에게 단 돈 만원 한 장도 안 받으시려고 해서 그냥 모아뒀다. 사실 용돈 드리는 게 제일 간단한데.... 돈으로 갚을 수 없는 사람이 제일 어렵다.
물가가 치솟고, 경기가 좋지 않은 실정임에도 이것만큼은 계속 유지하려고 했는데, 올해부터 시부모님 생신 용돈은 50만 원만 드리기로 했다. 여행을 자주 가셔서 중간중간 용돈 드릴 일이 많아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고, 이제 아이도 기관에 가면 돈이 필요할 일이 많아질 수도 있어 미리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매달 70만 원을 따로 모으는 것은 변함없으나 중간 중간 드려야 할 용돈은 모두 이 경조사 봉투에서 차감하는 것으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