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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PLUS Jul 02. 2019

주식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Financial : 두번째 이야기

통상적으로 개인투자자의 95% 이상은 주식 시장에서 손해를 보거나 손해 이후 시장을 떠난다. 이렇듯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란 결코 쉽지 않은데, 올해로 주식시장에 발을 들인 지 6년이 됐다는 대학생 주식 투자자 김승은은 “꾸준한 경제 공부를 바탕으로 한 주식 투자야말로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방법”이라 말한다. 단 돈 1만원만 있어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Interviewee
LIFEPLUS 앰배서더 2기
김승은(경희대 중국어학과/경영학과)
 







자본이 일하게 하라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Young and Rich를 꿈꾸는 대학생 주식투자자 김승은입니다. 
 

  

언제부터 경제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거예요?


제가 중학생이던 때 집안이 많이 힘들었던 적이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던 사춘기 중학생이 그걸 느낄 정도였으니 꽤나 심각했죠. 2007~2008년 경이었어요. 당시엔 몰랐지만 미국 서프 브라임 모기지 사태가 시발점이 된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가 어려웠던 시기죠. 아마도 그때부터 경제와 자본시장에 어렴풋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저 미국 자본시장의 일들이 나를 힘들게 할 수 있구나, 그러니 이걸 잘 알면 돈을 벌 수도, 힘들면 적어도 왜 힘든지 정도는 알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스무 살, 성인이 되자 친구들이 하나, 둘씩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더라고요. 물론 저도 겨울 물류센터에서 시급 6,500원을 받으며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그 당시 최저 시급이 5,000원도 안되던 때였으니 꽤 높은 시급을 받으며 일한 건데, 그만큼 육체적으로 굉장히 고되더라고요. 결국 한 달 만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죠. 월급 날, 돈을 인출하러 은행에 갔을 때 돈을 통해서 돈을 버는 은행의 수익 구조를 보며, “돈을 벌 수 있는 요소 중에는 노동도 있지만 돈 즉 자본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날 이후 내 자본이 일하게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어떻게 보면 물류센터에서의 짧았던 고생이 자본주의의 3대 요소인 '토지', '자본', '노동'의 개념을 피부로 와닿게 해줬고, 그것이 나비 효과를 일으켜 당시의 저를 지금 여기까지 인도한 셈이죠.


  
그중에서도 주식에 관심을 가진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어떻게 자본이 일하게 하지?’라는 고민에 빠져있을 때 메리츠 자산운용 존 리 대표님이 쓰신 <왜 주식인가>라는 책을 읽었어요. 그때는 정말 주식의 '주'자도 모를 때였어요. 앞서 제가 말한 '자본이 일하게 하라'라는 말 역시 그 대표님 말씀을 차용한 거고요. 그날 이후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등 경제 일간지를 꾸준히 읽기 시작했고, 영어공부도 할 겸 영국의 유서 깊은 경제주간지 <Economist>도 정기구독했어요. 처음에는 경제기사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거시경제, 미시경제 전공서적들을 뒤적거리기도 했고요.  

존 템플턴, 제시 리버모어, 벤저민 그레이엄, 찰리 멍거, 워런 버핏과 같은 위대한 투자자의 저서를 읽으며 그들의 투자 철학도 배웠어요. 사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치적 변수,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요인, 경제적 요인, 산업 트렌드, 기업의 오너부터 재무 상태 등 굉장히 광범위해요. 그걸 이해하고 싶어서 심리학 책, 경제 이론서, 역사서, 화폐 및 금리에 관한 책들을 굉장히 많이 탐독했어요. 누구나 주식 투자를 할 수 있지만, 어떤 분야든 공부나 노력 없이 이뤄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하하)

공부와 더불어 모의투자를 병행했고 다양한 증권에서 주관하는 세미나 또는 강의를 찾아다니며 직장인 아저씨들 사이에서 열심히 경청했어요. 지금은 선물,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 공부와 구조화 금융, 권트와 금융공학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아요. 하면 할수록 시장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웃음)
  

 


나를 성장시킨 실패



 
실전투자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21살 여름부터 모의투자와 함께 실전투자를 병행했어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하잖아요. 조금 공부했다고 한창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때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남들은 모르는 저만의 흑역사기도 하고요. (웃음) 모의투자 계좌가 손실로 가득해도 ‘나는 실전파'라고 생각하며 자신만만하게 시작한 실제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돈을 열심히 잃으며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고 다시 겸손한 자세로 공부와 투자를 병행했어요. 현재는 매주 주말마다 시장 상황을 체크하고, 그다음 주의 예상 시나리오를 짜며, 트레이딩 할 종목들을 선정합니다. 경제학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듯, 공짜 수익은 없는 거죠.  

수익은 좀 민감한 부분이지만 첫 2년 정도는 열심히 잃고, 메꾸기의 반복이었어요. 경제를 잘 안다고 해서 주식을 잘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축구를 예를 들어 볼게요. 내가 축구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축구 선수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어도,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 플레이를 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거잖아요. 신체 조건이 좋고, 축구 기본기가 좋다고 해도, 지능적이고 영리한 플레이를 할 줄 알아야 하고, 경기 감각이나 센스가 필요하듯, 주식시장에서도 프로 중의 프로들을 상대하려면 그런 감각이나 센스를 익히는 것이 필요해요. 기본기를 꾸준히 익히고 감각을 조금 키운 결과, 지금까지 월평균 10% 정도의 수익은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실패하고 일어서는 과정을 겪으며 본인만의 투자 철학이 생겼을 것 같아요.  


처음엔 워런 버핏, 존 템플턴 등의 가치 투자 대가들을 동경했던 만큼 가치투자를 지향했어요. 가치 투자란 한 산업에서 경쟁에서 우위를 갖게 하는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가진 기업을 발굴 및 투자해 장기간 보유하는 것을 뜻해요. 랜덤워크(Random Walk)라고도 하는데, 술 취한 사람이 비틀비틀해도 집에 들어가듯, 기업의 주가 역시 왔다 갔다 해도 결국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로 회귀한다는 걸 의미해요. 정말 교과서적인 투자 철학이죠. 실제로 많은 거장들이 가진 철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치 투자 자체가 6, 70년대 미국의 고성장의 시기를 바탕으로 하기에 저성장 중인 한국 증권시장에 그대로 적용이 안되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한 손에는 가치 투자, 한 손에는 차트 분석에 의한 기술적 트레이딩이라는 무기를 들고 투자를 하는 중이에요. 약 1년 전부터는 거시경제 지표를 활용한 ETF(Exchanged Traded Fund)과 ETN을 결합해 투자하는 중입니다.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한다고 생각하시면 편한데, 특히 달러나 원유, 금 같은 현물과 선물에도 투자할 수 있고,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에도 직접 투자할 수 있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매크로 경제 상황을 잘 분석하면 주식이 아닌 다른 종목에도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최근 1분기 경제가 역성장해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많이 올랐을 때 달러에 투자해 쏠쏠한 이익을 보기도 했습니다.


 


 금전, 그 이상의 가치



 
주식으로 어떤 것들을 얻었을까요?


일단 주식으로 얻은 수익 공개는 불가하고요. (웃음) 이기고 지는 것은 전쟁의 흔한 일이라는 '승패 병가상사(勝敗兵家常事)'라는 말처럼 잃을 때도 있고, 벌 때도 있어요. 단지 벌 때가 좀 더 많은 것뿐이에요. 주식으로 돈 잃은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기꾼이고, 주식 투자에 있어 100%라는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요.  
 
한편으로 주식을 하는 과정에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을 얻었어요. 일단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무엇인지 알아간다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도의 인사이트를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세상의 특정한 사안을 보다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도 기를 수 있고요.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때부터 아동결연 후원도 시작했는데요. 이렇듯 주식을 하며 얻은 것은 비단 금전적인 이익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식, 누구나 할 수 있는



 
본인 삶에 있어 자본과 금융은 어떤 의미인가요?


‘글을 모르는 것은 사는 데 다소 불편하다.
하지만 금융을 모르는 것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서  
금융맹이 문맹보다 더 무섭다’


엘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 前 의장이 한 말이에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아는 것은 문자 사회에서 글을 아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자본과 금융을 아는 것은 삶에 크나큰 플러스가 됩니다. 만약 본인이 금융 공부하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적절한 금융 전문가나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금융은 저 말처럼 생존에 직결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삶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본인만의 FINANCIAL WELLNESS가 가진 핵심은 어떤 걸까요?


아까 말씀드렸듯 '자본이 일하게 하라'라는 거예요. 현재는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선물과 옵션, 부동산 등에도 투자를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사실 여러분이 보험에 가입하고, 청약저축에 가입하고, 적금에 드는 것도 자본이 일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예요. 한국이 OECD 국가들 중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최하위권이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요. 금융은 삶을 더 잘 살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금융을 어렵지 않고 친숙하게 느끼도록 알려주고 싶은 작은 목표도 갖고 있습니다.

생활 속의 금융을 보는 안목이 중요한 것 같아요. 주식을 어렵게 보면 정말 어렵기 때문에 공부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지만 그와 반대로 쉽게 보려면 얼마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허니버터칩이 처음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해태제과의 주가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올해 초에는 공기청정기나 마스크 관련된 회사의 주가가 크게 올랐거든요. 실제로 주식 투자의 대가들도 부인이 장을 봐오면 어떤 회사 제품을 사 오는지를 유심히 살펴본다고 해요. 실제로 피터 린치 같은 투자의 대가들도 생활 속에서 투자 포인트를 얻었다고 하고요. 즉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투자 포인트를 잡을 수 있다는 거죠. 저도 실제로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어떤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지 유심히 살펴본답니다.(웃음)


 

주식 투자와 관련한 책을 100권 넘게 읽었다고 하셨잖아요.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입문자를 위해 좋은 책 몇 권 추천해 주세요!




Tip. 대학생 주식 투자자 김승은이 추천하는 주식 입문도서

1.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국일증권경제연구소)
투자의 전설 피터 린치가 그의 투자 노하우인 가치 투자에 대해 고스란히 녹여낸 책입니다. 투자 기법이나 용어가 비교적 쉽게 설명돼있어 주식 투자 입문자에게 꼭 추천하는데요. 투자를 시작하기 전 어떠한 자세와 철학을 갖고 시작을 해야 하는지 정립하기에 용이해요.  

2. <차트의 정석>(위너스북)
차트는 투자자들이 적절한 매수 및 매도 시기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 책은 차트를 기술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해주는데요. 따라서 기술적 분석을 익히며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3.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김영사)
경제 사상을 다룬 책으로 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경제 전문가들의 사상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하기 때문에 재미있고 그 와중에 알찬 정보도 담고 있어요. 앞선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또한 그것이 현재에는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 생각하며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시장을 보는 안목도 키울 수 있겠죠?

4.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 투자의 법칙>(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경제 및 금융적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미국 헤지펀드 투자 총책임자부터 현재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영주 닐슨 교수가 다양한 금융상품의 원리를 비롯해 증권 시장의 참여자들, 역사, 투자 대가들의 이야기 등을 정리한 책인데요. 다양한 투자 철학과 실전적이고 실증적인 지식까지 모두 겸비한 책으로서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5. <왜 주식인가>(이콘)
메리츠 자산운용 대표인 존 리 대표가 가치 자에 대해 저술한 입문서입니다. 입문자들에게 추천하는데요. 기존의 가치 투자서들은 대게 미국 월스트리트 출신들이 저술한 가리 한국 시장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책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그에 반해 이 책은 미국에서 한국 펀드를 운용했던 그가 자신의 철학을 한국 실정에 맞게 잘 서술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증권사 IB(Investment Banking) 본부, 혹은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하며 현업을 배워보고 싶어요. 개인투자자와는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세계에 들어가 그들의 룰과 사고체계를 배워보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문제에서 자유로운 삶, 그리고 주변을 살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같이 사는 세상인데 저 혼자만 잘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웃음) 그리고 최근 금융과 관련해 다른 분들과 소통하고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는데, 향후 유튜브 등의 채널에 진출해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운 금융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여름이 다가오는데 기대되는 여름 주가 있을까요? (웃음)


“미래의 주가는 신도 모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가 예측은 쉽게 하지 않는 편이에요. 하지만 여름이니까 선풍기나, 에어컨 관련된 회사가 잘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신다면 단연코 아니라고는 대답해 드릴 수 있어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대부분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해요. 여름에 에어컨을 팔려면 봄에 미리 만들어 놓아야 수요에 대응해서 팔 수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특정한 종목을 추천해 드리기는 어려우나, 주가는 한 계절, 두 계절 선행한다는 걸 전제로 할 때 음, 모르겠네요. (웃음) 저도 알면 미리 사두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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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Meets Life, LIFE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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