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PART 7 살아있음의 무한한 차원. 6장 고요 속의 살아있음

by 라이프퀘스트 한

6장 고요 속의 살아있음


한번 상상해 봅시다.

모든 것이 멈추는 지점.

시간도, 공간도, 소리도, 움직임도 사라진 완전한 ‘정지’.


과학이 말하는 절대영도(–273.15℃)는

이론적으로 모든 열적 운동이 멈추는 한계입니다.

원자들의 움직임이 거의 사라져

에너지의 흐름조차 보이지 않게 되는,

마치 생명의 가능성마저 닫힌 듯 보이는 끝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물었습니다.

“정말 그 끝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가?


1995년, 미국의 두 물리학자 에릭 코넬과 칼 와이만은

루비듐 원자를 절대영도에 가까운

0.000000001K까지 냉각시키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들은 완전히 새로운 현상을 목격했습니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ose-Einstein Condensate)이라 불리는 상태에서

수많은 입자들이 각자의 경계를 잃고,

마치 하나의 파동처럼 함께 진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로 분리된 개체처럼 보였던 원자들이

‘나’를 잃고,

하나의 전체로 반응하는 하나의 몸이 된 듯했습니다.


개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각각 흩어져 있던 입자들이

더 큰 질서 안에서 하나로 깨어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모든 것이 멈췄다”고 부르던

그 극한의 온도에서조차,

보이지 않던 살아있는 질서가

고요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 질서는 새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움직임과 소음 속에 가려져 있다가

비로소 보이게 된 것뿐입니다.


우리의 내면도 이와 같습니다.


수많은 생각과 감정이 분주히 부딪치며

과거의 기억, 미래의 두려움,

끝없는 판단과 해석이 뒤엉켜

‘나’라는 허상을 끊임없이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모든 생각이 잦아들고,

감정의 파도가 가라앉을 때,


고요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새로운 무언가가 아닙니다.


원래부터 언제나 함께 있었던 살아있음,

생명의 바탕 그 자체입니다.

그때 우리는 알아차립니다.


‘나’라고 믿어온 존재가

사실은 분리된 조각이 아니라,

언제나 더 큰 생명 안에서

함께 숨 쉬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이 멈춘 자리에,

살아있음은 오히려 더 또렷하게 깨어납니다.


이제 당신에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의 내면은 어떤가요?

고요한 호수처럼 잔잔한가요,

아니면 초미세 입자들처럼

수많은 생각들이 서로 부딪치며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나요?


만약, 모든 것을 멈출 용기를 낸다면,

과거의 이야기에서 물러나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옳고 그름의 판단을 쉬어 볼 수 있다면

고요 속에서 ‘살아있음의 기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은 순간,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것 같은 그 자리에,


사실은 가장 선명한 생명의 빛이

고요히 숨 쉬고 있습니다.


멈춤 속에서, 당신은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그토록 찾던 평화가,

언제나 돌아가고 싶어 하던 고향이,

어디 먼 하늘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당신 내면의 가장 깊은 고요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고요 속에서

살아있음은 말없이 이렇게 속삭입니다.


“나는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

모든 소음이 멈춘 그 자리에서 언제나 너와 함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