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PART 7 살아있음의 무한한 차원. 10장 엔트로피

by 라이프퀘스트 한

10장 엔트로피


우주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모든 것은 점점 더 흩어지고,

더 무질서해지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라 부릅니다.


뜨거운 커피가 식고,

반짝이던 쇠가 녹슬고,

젊은 몸이 늙어가는 것—

모두 이 흐름 속에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엔트로피는

모든 것을 서서히 무너뜨리는 힘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살아있음은 이 흐름 속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변화하는 과정 전체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냅니다.


우리가 ‘질서’라 부르는 것은

살아있음이 어떤 형태로 잠시 모습을 드러낸 한 순간이고,

우리가 ‘무질서’라 부르는 것은

그 형태가 흩어져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또 다른 표현입니다.


그러니 엔트로피의 흐름은

겉으로는 무너짐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바탕으로의 회귀,

즉 본래의 완전함으로 돌아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질서 속에서 오히려 질서를 만들어내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살아 있게 하는 생명력입니다.


생명력은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그 에너지를 정교하게 사용하여

자신을 유지하고 성장시킵니다.


세포는 무작위로 흩어지지 않고

일정한 패턴으로 복제되고 회복되며,

몸은 스스로 상처를 꿰매고,

깨어진 균형을 되찾으려 애씁니다.


심장은 멈춤과 뛰어오름을 반복하며

하나의 고요한 리듬으로 전체를 살립니다.


살아있음은 무질서한 바다 위의 고요한 섬과 같습니다.


섬 안에서는 모든 것이

‘살아 있으려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단지 생존만이 아니라,

질서를 유지하고, 의미를 창조하며,

스스로 조직을 형성하려는 흐름입니다.


물질의 차원에서 엔트로피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입니다.


그러나 자각의 차원에서

살아있음은 그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 안에서

새로운 질서를 창조합니다.

나무가 잎을 틔우고,

꽃이 피었다 지고,

다시 열매 맺는 순환을 보십시오.


겉으로는 끊임없는 변화와 소멸이 이어지지만,

그 전체 과정을 비추어 보면

하나의 완전한 리듬이 이미 그 안에 있습니다.


완전함은

모든 것이 다 정리되고 난 ‘어느 날’에

갑자기 주어지는 상태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을 자각할 때—

그 자리에는 이미 흩어져야 할 것도,

채워야 할 것도 없는 완전한 지금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완성 이전’과 ‘완성 이후’의 구분이 사라집니다.

과정조차 하나의 완성으로 보입니다.


자각은 무질서 속에서 깨어 있는 중심입니다.

그 중심에서 삶을 바라볼 때,

흐트러짐 속에서도 질서를 보고,

무너져가는 것 속에서도 살아 있는 것을 봅니다.

죽음이 엔트로피의 마지막 장처럼 보일지라도,

살아있음은 그 순간에도 완전함을 드러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무질서 속에서도 평온을 느끼고,

혼돈 속에서도 자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살아있음은 단지 고요히 머무르기만 하지 않고,

그 고요에서 움직임이 되어 삶을 흘려보냅니다.


존재와 움직임이 하나가 되는 순간,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깊이 잠기고,

겉으로 보기엔 어지러운 이 세계 속에서조차

살아있음이 스스로를 체험하는

조용한 기적을 맛보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무질서 속에 숨어 있는 질서이고,

엔트로피의 흐름 한가운데서도

늘 변치 않고 빛나고 있는

살아있음의 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