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8 나는 안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서문 — 살아있음이 나를 통해 써 내려간 글
이제 여정의 끝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이 마지막 장은 완성의 선언이 아니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삶의 흐름을 고요히 바라보는 자리입니다.
저는 이 책을 ‘한 번 써보자’고 결심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어느 날부터,
살아있음에 대해 내가 알고 있고 경험한 것들을
한 번 정리해 두어야겠다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머릿속에 헝클어져 있던 체험과 실천의 조각들을
노트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스스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오래전부터 내 안에 있었지만,
그 생각들은 정리되지 못한 채 흩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스마트폰 메모장에 틈틈이 기록해 두었던 글들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하나의 흐름이 저절로 드러났습니다.
‘살아있음’, ‘지금 이 순간’, ‘내려놓음’, ‘내맡김’,
이 네 가지는 고민해서 만든 분류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온 체험의 결이었습니다.
‘살아있음’은 ‘나는 누구인가?’를 묻다가
어느 순간 자각으로 알게 된 길이었고,
‘지금 이 순간’은
일상에서 지금-여기를 또렷하게 알아차리며 열린 체험이었습니다.
‘내려놓음’은
생각을 신뢰하지 않는 삶’의 실천이었으며,
‘내맡김’은
‘아버지 알아서 하시겠지’
하며 살아온 지난 여섯 해의 삶 그 자체였습니다.
그 길을 따라오다 보니,
어느새 ‘일상의 기적’이 자연스럽게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내가 겪은 수많은 순간들이 바로
살아있음이 삶 속에서 스스로 드러난 증거들이었습니다.
글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한두 장씩,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흘러나왔습니다.
나는 그저 그 흐름을 따라 받아 적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모인 글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새 한 권의 책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도 믿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책이 되었는지,
나 자신조차 신기할 뿐입니다.
글을 쓰는 동안 단 한 번도
부담감이나 의무감이 없었습니다.
그저 이렇게 느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것이 나의 할 일이다.”
그 느낌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온전히 지금과 함께할 수 있었고,
그 과정 속에서 나 자신도
더 깊이 자각하고 더 많이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이 책은 내가 쓴 것이 아닙니다.
‘살아있음’이 나를 통해 스스로 써 내려간 이야기입니다.
한 문장을 쓸 때마다
살아있음은 그 순간의 느낌과 체험을 비추어 주었고,
그 빛은 잊고 있던 나의 고통과 그림자까지도
부드럽게 품어주었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 나는 배웠습니다.
진리는 머리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음이 나를 통해 삶으로 드러날 때
비로소 이해된다는 것을.
이 8부는, 그 여정을 함께한 고백이며
한 존재가 ‘내가 쓴 것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비워졌던 자리의 증언입니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살아 있는 사람으로,
살아있음을 말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책이 완성된 지금,
나는 고요히 이렇게 고백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