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살아있음. 13장. 내면이란?
13장.내면이란?
나는 평생 “내면으로 가라”, “내면의 소리를 들어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막막했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마음속 어딘가 깊은 동굴이나, 신비한 세계를 찾아야 하는 걸까?
이 책을 쓰고, 자각이라는 체험을 정리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살아있음을 자각하는 지금 이 순간,
몸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바로 그 자리 —
그곳이 내면입니다.
“내면으로 가라”는 말은
세상의 소음과 비교, 판단을 좇지 않고
주의를 밖에서 안으로 돌리는 일입니다.
지금 이 몸을 살아 있게 하는 생명력,
가슴과 배, 온몸에 퍼져 있는 미세한 진동과
고요한 흐름을 의식해서 느껴 보는 것.
그 단순한 느낌이 바로 내면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의식해서 몸을 느껴보세요.
의식해서 몸과 공간을 동시에 인식해 보세요.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있음을 자각해 보세요.
그 자리에는 단어도, 형상도 없지만,
분명하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바로 살아있음이 스스로를 비추는 자리,
우리가 말하는 “내면”입니다.
그래서 스승들의 “내면으로 가라”는 가르침은 이렇게 바꿔 말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살아있음을 자각하라.
그 자각 속에서 살아있음과 대화하라.”
내면으로 간다는 것은
결국 살아있음과 대화하러 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대화란 욕망을 이루기 위한 주문이 아니라
나를 열고 살아있음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입니다.
살아있음은 우리의 근원이며, 무한한 가능성입니다.
우리는 그 앞에서 도움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내 뜻대로 해주세요”가 아니라,
“살아있음이 나를 이끌어 주세요.”라는 고백입니다.
결과를 움켜쥐려 하기보다, 나를 내어주어 맡기는 믿음입니다.
살아있음의 지혜가 나를 통해 스스로 이끌도록 허락하는 것입니다.
이 대화는 소리 나는 언어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요 속에서,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내면으로 가라”는 말은 곧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을 조종하려는 자리를 내려놓고,
나를 열어 살아있음의 흐름 속으로 내어주는 일입니다.
그때 우리는 알게 됩니다.
살아있음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었고,
우리가 내맡길 때
무한한 가능성이 삶 속에서 저절로 드러난다는 것을.
내면은 생각으로 상상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이쯤이 내면일 거야” 하고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장소가 아닙니다.
내면은 살아있음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는 오직 지금 이 몸과 함께 깨어 있을 때 만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숨이 오고 감을 느끼는 자리,
가슴의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는 자리,
몸과 공간이 하나의 장처럼 감지되는 자리.
바로 그곳이 내면입니다.
그 자리에서는 “내가 답을 찾는다”기보다,
살아있음이 응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