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5 지금 이 순간. 7장 지금 이 순간을 걷는다는 것
7장 지금 이 순간을 걷는다는 것
우리는 매일 걷습니다.
일어나서 부엌으로, 문 밖으로, 일터로,
때로는 이유도 없이 거리를 걷고, 습관대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살아있음으로 걸은 적이 있었을까요?
아무리 생각이 복잡해도,
아무리 미래를 염려해도
이 발은 지금 여기 땅을 딛고 있습니다.
몸은 진리가 아니지만,
살아있음이 자신을 드러내는 유일한 창입니다.
그 창을 통해서만 이 생에서
살아있음이 자기 자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살아있음을 자각하는 순간은
언제나 몸을 깊이 느낄 때와 함께했습니다.
주체인 살아있음이 몸이라는 통로를 통해
스스로를 느낄 때 —
그때 지금 여기에 깨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길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 길이 가장 분명했습니다.
몸을 의식하는 순간,
지금 여기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호흡, 걷기, 명상, 단순작업…
모두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차를 마시거나
나무를 바라보는 순간이 그 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는 다만 내가 경험한 길을 전할 뿐입니다.
살아있음은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걷는다는 것은
생각으로 가려진 살아있음을
다시 지금으로 데려오는 길입니다.
바닥에 닿는 발바닥의 감각,
눈앞의 펼쳐진 광경,
바람과 햇살의 촉감,
그 모든 것이 지금 여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진실입니다.
걷기를 명상처럼 바라본다면
그 어떤 수행보다 깊은 자각이 가능합니다.
한 걸음 내디딜 때,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느낌을 의식하세요.
그 순간, 주의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세요.
과거에 머물러 있나요?
몸보다 앞서가고 있는 가요?
아니면 지금 이 걸음과 함께 있나요?
생각을 억지로 멈추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걷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만 해도
이미 살아있음을 체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천천히 걸어보세요.
누구를 따라가지도, 어디에 도달하려 하지도 말고.
걷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될 때,
길은 더 이상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살아있는 기도가 됩니다.
그 순간, 당신은 삶을 밀어붙이는 사람이 아니라,
삶과 함께 춤추는 존재가 됩니다.
걷기란, ‘내가 정한 길’을 밀어붙이는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이 이끄는 방향으로
나를 내어주는 행위입니다.
오늘, 얼마나 많은 걸음을 ‘무의식’ 속에서 걸으셨나요?
몸과 살아있음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었나요?
걷는 동안, 무엇을 듣고 있었나요?
생각의 소음, 흘러나오는 음악,
아니면 지금 이 순간의 숨소리, 발소리, 바람 소리인가요?
살아있음과 함께 걷는다는 것은
‘잘 걷는 것’이 아니라 ‘깨어 걷는 것’입니다.
걷고 있다는 사실 하나에 주의를 열고,
감각을 깨우는 것,
그것이 곧 자각이며, 살아있음과 함께 걷는 것입니다.
이제 다시 길에 나설 때, 이렇게 자각해 보세요.
“나는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으로 이 한 걸음을 걷습니다.”
그 한 걸음, 그 한순간이 살아있음과 하나 되게 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