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소년 Aug 07. 2022

학교 근처 카페의 매력 / 대전 덕명동 탬파카 커피

세련됨과 편안함의 완벽한 밸런스

대학 근처의 카페들은 학생들이 주요 고객층이기에 갖는 특징들이 있다.


대략 생각해보면,

1.  가격이 저렴하다 :  학생들도 취향이 있지만 고급 커피보다는 적당히 저렴한 커피가 부담이 없다.

2.  콘센트가 있어야 한다 : 카페는 사람을 만나는 곳이기도 하지만 대학 근처의 카페는 공부나 과제를 하기 위한 곳이기도 하다.

3. '그럼에도' 분위기가 괜찮아야 한다 :  흠.. 이 지점부터 어려워진다. -_- ...


나의 소중한 아지트 같은 곳이 있다.

사실 많이 알려지면 아지트가 아니게 되기에 조심스럽지만

소중한 마음으로 기록을 해본다.

전형적인 대학가 원룸건물에 있는 대학가 카페이다. 다시보니 '탬팤카' 커피 였다.


일단 간판부터 사장님의 취향이 듬뿍 반영됐다. 세련됐다.


나는 대학에 입학하며 자그마한 원룸에서 자취를 했다.

책상과 침대를 놓고 나면 그 외 다른 무언가를 하기는 어려운, 기능적인 목적에 충실한 공간이었다.


그런 공간도 당시에는 충분히 감사하고 좋은 곳이었지만 가끔은 쾌적하고 좋은 공간에 대한 욕구가 샘솟았다.


이런 나에게 카페라는 곳은 그냥 커피를 마시는  이상의 의미였다.


카페는 세련된 분위기에 넓은 쾌적함, 그리고 좋은 음악까지 흐르는 공간으로,

 작은 자취방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무엇을 제공해주는 곳이었다.


그리고 내가 살던 곳은 고시촌이라 불리는 어찌 보면 칙칙하고 조용한, 구석진 동네였지만

의외로 그곳에도 쾌적하고 괜찮은 카페들이 있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괜찮은 공간에서 좋은 분위기를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 같다. )


가끔 그런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과제를 하면 집에서 하는 것과는 다른 만족감이 있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좋은' 공간을 찾고 그곳에서 보내는 경험을 즐기는 취향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곳곳에 귀여운 탬파카들이 나를 바라봐 주고 있다. 사장님과 알(탬)파카는 어떤 인연인지 다음에 여쭤봐야 겠다.


탬파카 커피는 브랜딩을 잘 한 카페이다.

이곳을 떠올리면 갈색의 나무의 색깔과 알파카라는 동물, 두 가지 이미지가 정리되어 떠오른다.


참고로 탬파카는 알파카 3형제 중 첫째의 이름이다.

스스로 개명했다고 한다.


디저트 설명에도 대충 흘겨 쓴 저 글체는 마치 미쿡 구석 어느 곳에서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그리고 대학가 카페답게 저렴한 가격의 커피와 디저트를 제공한다.

일반 아메리카노 (대전엑스포 블랜드) 3,000원, 스페셜 블랜딩(계룡산 알파카 블랜드) 3,800원.

- 역시나 괜찮은 카페는 메뉴 이름도 평범치 않다.


저렴한 가격과 괜찮은 분위기, 이런 밸런스는 대학가 카페 아니면 찾기 힘들지 않을까.


이런 공간에 와서 시간을 보내는 게 내 취미다 :D

이곳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한다면,

사장님께는 죄송하지만 지금은 방학기간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다.


시끌벅적하지 않고 괜찮은 음악이 공간에 흐르고 있어

무언가를 하기에 괜찮은 몰입도를 제공한다.


대학 카페에 오면 이런 정겨운(?) 풍경도 볼 수 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탬팤카를 방문했지만 여름휴가 휴점이라는 안내에,

아쉬움을 가지고 발길을 돌려 집에서 쓰고 있다.



탬파카 커피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3부 세미 프로리그에서 뛰는 숨겨진 유망주,

아마도 이 유망주는 번화가라는 프로리그에 데뷔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만 같다.


어디서든 잘할 든든한 녀석이지만 나를 위해 조금만 더 저만의 소중한 공간으로 있어줬으면 좋겠다.

사장님! 제가 커피 2잔씩 시켜서 있을게요!!


작가의 이전글 힙한 사장님의 힙한 공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