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일상

무용치료와 사탕

by 코코넛소녀

현지가 잠결에 “엄마~ 엄마~” 하며 나를 찾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남편은 막 일어나서 방을 나가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그 소리를 듣고 “그렇게 시끄럽게 엄마를 불러? 동우까지 깨울 거야?” 하며 현지에게 핀잔을 줬다.


현지는 그 말에 잠에서 확 깨버렸는지 아빠를 따라 마루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남편은 “더 안자? 그래, 그럴 거면 자지 마. 그냥 계속 자지 마! 앞으로 절대 자지 마!”라며 아이를 몰아붙였다.


저 정도로 감정적으로 반응할 일인가.


남편은 내가 먼저 출근하고 난 뒤,

두 아이 아침을 챙기고 출근길에 아이들을 등원시킨다.

여유롭게 준비하기 위해 일찍 출근하는 나보다도 먼저 일어나서 씻는데, 둘째까지 일어나면 깐이라도 확보하려고 했던 여유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에 기분이 언짢았을 테다.


남편도 매일 피곤하고 버거울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 피로가 아이를 향한 짜증으로 새는 걸 보면, 나도 마음이 편하진 않다.


나는 현지에게는 더 누워 있으라고 하고 남편이 있는 작은 방으로 갔다. 최대한 남편의 기분을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애들이 알람 소리에 깨는 것 같더라”라고 말하자,


남편은 어이없다는 듯 대답했다.
“오늘 알람 안 울렸어.”

간 당황했지만, 논점이 흐려지지 않길 바라며 대답했다.


“그럼 인기척 때문에 깬 걸까? 요즘 애들이 좀 일찍 자니까 푹 자서 그만 일어나려는 걸 수도 있지.”


어 “애들이 일어나면 그냥 TV 틀어주고 내버려 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려 했지만, 남편은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일어나자마자 그런 얘기야? 나도 힘들게 일찍 일어나는 건데 그래봤자 소용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 거야. 진짜 기분 나쁘네. 왜 맨날 이런 사소한 걸로 따지는 거야?”

그의 반응에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남편은 평소에 내가 의견을 제시하면, 그걸 자기를 비판하거나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그동안 나의 지적이 그를 점점 방어적으로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전 남편이 현지에게 “경찰이 잡아간다”는 말을 했을 때였다.
나는 “그런 말은 부모로서 하지 않는 게 좋겠어. 아이가 무서워할 수도 있고, 부모의 권위를 낮추는 말 이래”라고 얘기했었다.
그때 남편은 내가 이상주의적이라며, 자기가 하는 말마다 마음에 안 들면 어떻게 같이 살겠냐고 했다.


그날 일까지 떠올라 기분은 더 나빠졌고 그런 말도 못 하냐고 나도 쏘아붙이고 싶었다.


그때였다. 서랍 속에 넣어둔 사탕이 떠올랐다.


무용 치료 선생님은 사탕이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나를 돌아보는 데 도움을 줄 거라고 했다.


정말 이 사탕이 내 일상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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