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재앙들

마음공부

by 코코넛소녀

요즘 무용 선생님이 건넨 마음공부 책을 매일 조금씩 읽고 있다.


책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건 나 때문만도 아니고 상황을 가져온 누군가 때문도 아니라고 했다. 결국 내가 느껴야 할 무언가가 있어서, 내 앞에 펼쳐진 일이라고. 그 감정을 끝내 마주하지 않으면 더 큰 형태로 다른 일이 나타난다고 했다.


그 말은 종교적 교리와도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하느님께 다 맡기라고 하는 말처럼, 모든 상황 속에서 저항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오롯이 그 감정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인생에서 주어진 하나의 미션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감정을 느낀다는 말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감정을 느끼기는커녕, 그 말의 실마리조차 찾기 어려운 나 자신이 무능력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동안 선생님이 준 사탕으로 감정을 알아채는 연습을 해왔지만, 감정을 제대로 느껴보는 것은 다른 차원으로 느껴졌다.


“느끼는 게 왜 이렇게 힘든 걸까?”

“두렵고 무섭다고 해서 죽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을까?”


그래도 어떤 일이 일어날 때 내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 감정과 함께 있어주는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쉴 새 없이 작은 재앙들이 터져 나오자, 짜증이 치밀고, 답답함이 쌓였다.

“아, 또야? 왜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

얼마나 많은 일들이 내 감정을 끌어올리려고 기다리고 있었는지, 화가 날 정도였다.


“괜히 감정들을 꺼내기 시작한 걸까....”

사실 책에서도 미리 경고했었다. 감정을 마주하는 일은 오히려 처음엔 더 힘들 수 있다고.


그래도 감정을 모른 척하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했고 평소라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했던 여러 행동들을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니 버겁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분명 있었다.


감정 일기도 쓰기 시작했는데 매일 쓰지는 못하지만, 이번 주에도 쓴 기록을 다시 읽어보며 지난 시간을 정리했다. 이렇게 하면 과정의 끝에서 조금 더 선명하게 나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은 엄마와도 통화를 했다. 사실 친구나 동생에게는 일부러 연락을 자제했다. 내 부정적인 감정을 쉽게 털어버리려 전화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우연히 깊은 대화를 나누다가 지금의 대화는 의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엄마의 위로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하게 다가왔다.

엄마에게는 내가 엄마의 딸이라서 다행이라고 했다.


엄마는 이런 말을 했다.

뭔가는 시작하면 혼란스럽고 처음엔 힘들 수밖에 없어. 그래서 실수도 하고, 실수하는 게 당연한 거야.”


그 말에 마음이 풀렸다.

나는 지금 과정 속에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잘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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