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이 필요한 사람

마음공부

by 코코넛소녀

며칠 전 팀장님이 어떤 직원을 두고 '똘똘한' 친구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똘똘하다.. 그 말이 오래 맴돌았다.

그 순간 그 말이 나를 향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나는 절대 그런 평가를 듣지 못할 것 같아 괜히 서운하고 초라해졌다.


돌이켜보면 팀장님은 내게도 좋은 말을 해주셨다. 출산 후 복직해서 빠르게 적응하고, 일과 가정을 모두 놓치지 않고 해내는 게 대단하다고. 그런데 그때 나는 그 말을 빈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런 저런 생각들을 하던 때에 읽고 있던 책에서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스스로를 돌보는 일은 곧 자신을 인정하는 일이다.


나의 인정 욕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에 나는 이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 것인지 막막했다.


인정받고 싶은 게 당연하지 하고 스스로 말해주면 되는 걸까. 그 마음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히스토리를 더듬어야 할까. 혹은 내가 나를 인정하는 상상을 꾸준히 반복해야 할까.


나는 일단 노트를 펼고 적었다.


나는 왜 이렇게 인정에 목마를까.


그런데, 가만..

그럼 인정을 받으면 나는 정말 행복해지나?


갑자기 이 생각에 이르자 나는 가슴이 탁 트이는 듯했다.

나는 늘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누군가의 인정이 곧 행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었다.


내 능력을 인정받으면, 기분은 당연히 좋았다. 하지만 그만큼 인정받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에 자주 빠졌다.


특히 공적인 관계에서 만난 어른에게서 좋은 평가를 듣고 싶어 안달했고, 그런 피드백이 돌아오지 않으면 나 자신을 부족하다 여겼다.

이전 직장에서는 1년에 한 번씩 하는 상사 면담 때마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열심히 하는 나를 좀 알아달라고.. 차마 말로 할 수 없어서, 서운함이 그렇게 흘러나왔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뿌듯함을 제대로 맛보지 못했다.


인정은 바람과 같다. 불어올 때는 잠시 시원했지만, 금세 사라지고 나면 다시 허전하다.

그 때 나는 그 바람이 내 삶을 바꿀 거라 믿었지만, 결국 내 두 발이 딛고 있는 땅은 변하지 않았다.


'괜찮아. 너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


행복은 남이 내게 건네주는 칭찬 속에 있지 않고, 내가 내게 건네는 문장 속에 있다는 것.

이제야 나는 깨달았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억누를 필요도, 해결하려고 매달릴 필요도 없을 것 깉다. 그저 아직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신호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내 안에 빈자리가 있음을 알려주는 하나의 신호. 그 자리를 내가 채워주면 된다.


드디어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아니어도, 나를 지탱할 수 있다는 감각이 생기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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