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내 삶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이유를 곱씹어보면, 늘 시간에 쫓기고 긴장의 연속 속에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고, ‘나’라는 사람은 늘 뒷전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목요일 오후, 단 한 번이라도 나를 위해 써보자고. 일을 줄이고 비워둔 그 시간엔, 차 한 잔의 여유나 짧은 산책, 오래 미뤄둔 책 한 권을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기력이 점점 약해지는 부모님은 나의 손길 없이는 일상의 많은 부분이 버거웠다. 괜찮다고, 걱정 말라고 늘 말씀하시지만, 그 말 뒤에 감춰진 무언의 요청들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성인이 된 남매에게는 여전히 엄마가 필요했고, 막내딸에게는 또래 친구들의 ‘젊고 힙한 엄마’가 되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엄마이자 딸이자, 어딘가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매 순간을 소진하며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도 결국 ‘쉼’이 찾아왔다.
어느 평범한 아침, 물건을 꺼내려 쪼그려 앉는 찰나, 허리에 찌릿한 통증이 밀려왔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아픔. 겨우 몸을 옮겨 침대에 누웠을 때, 비로소 실감했다. 강제로 멈춘 내 삶을.
처음엔 두려웠다. 오늘도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내가 빠진 하루가 얼마나 어그러질지 걱정됐다. 지친 몸은 여러 고민석에 잠이 들었다. 긴장도, 계획도, 책임도 잠시 접어둔 채.
약을 먹고 통증이 조금 가라앉자, 몸을 겨우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움직일 수 없으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창밖의 햇살이 그렇게 따뜻했는지도, 집 안의 고요함이 그렇게 위안이 되는지도, 몰랐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 속에서 오히려 마음은 조금씩 가벼워졌다. 억지로 멈춘 걸음이었지만, 그 안에서 처음으로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나는 그저, 조금 쉬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엄마나 딸이 아닌, 그저 ‘나’로 존재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허리의 통증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마음 한편은 묘하게 단단해졌다. 앞으로도 분명 분주한 날들은 이어지겠지만, 이 강제된 휴식은 내게 작지만 평안한 마음을 주었다.
가끔은, 멈추는 것이야말로 가장 온전한 나를 만나는 길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