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결혼을 하지 않게 되었을까.
"가장 빠르게 성장했고, 가장 빠르게 기울어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나의 관심 분야 중 하나는 영유아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의 양육방식 및 태도’, ‘양육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변수’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더 깊이 있게 학문적으로 접근하고, 연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박사과정 대학원 입학을 결정하였다. 현재, 대학원에서 <부모-자녀 관계 세미나>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이 과목에서는 <기울어진 교육_마티아스 토프게, 파브리지오 질리보티> 책을 기반으로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목을 수강하며 ‘양육’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 책의 저자는 경제학자이므로, 책의 대부분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양육에 미치는 여러 가지 영향에 대해 체계적,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회과학적 측면으로 ‘양육’에 대해 생각해본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또, ‘결혼’ 이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선택한 양육방식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시대의 흐름과 여러 나라별 사례를 통해 경제학적 측면에서 분석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부모가 아이를 낳는 것부터 양육하는 방식 등 모두 ‘인센티브’와 관련이 있었다. 즉, 자녀를 낳음으로써 얻어지는 ‘가치’ 또는 ‘기대효과’에 따라 아이를 낳을지 말지, 아이를 어떻게 양육할지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또, 이 책에서는 ‘계층’이라는 단어도 무수히 많이 등장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계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결국, ‘사회적 계층’에 따라 아이를 양육하는 방식과 ‘양육의 덫’ 즉, 양육 되물림으로도 이어진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잘 알고있지만, 애써 외면하며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아주 자연스럽게, 지금 현시대 MZ세대들이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와 1% 미만으로 떨어진 ‘출산율’에 대해 예측해볼 수 있었다. 자, 그렇다면 MZ세대는 ‘왜?’ 결혼을 하지 않게 된 것일까? 무엇이 문제이며, MZ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일까. 나 또한 MZ세대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한 대목과 현재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크게 이입이 되었다.
책을 바탕으로 예측해보자면 ‘결혼’, ‘출산’, ‘양육’ 은 MZ세대에겐 ‘인센티브’로 작용할 만큼의 중요한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때’가 되면 적당히 사회제도 시스템에 맞춰나가는 시대는 이미 한참 지나왔고, ‘선택’ 사항이 된 결혼 시스템에서 MZ세대는 당연히 얻어지게 되는 ‘투자가치’, ‘기대효과’, ‘보상’이 더 중요한 동기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안정성’도 가장 큰 선택의 기준을 좌우한다. MZ세대들은 너무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부모세대들처럼 ‘노력’만으로 계층을 바꾸기란 쉽지 않음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스스로’를 지키기에도 벅찬 현실을 마주하며 ‘연애’, ‘결혼’, ‘출산’ 이 세 가지는 사치처럼 여겨 ‘삼포세대’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우리는 사실, 살아가는 동안 <경제학적> 부분과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이는 저명한 사실이다. 이로써 저자가 경제학적 관점으로 ‘양육방식’을 분석한 것도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려는 급급한 사회정책 도입과 255조라는 막대한 투자를 했음에도 효과적이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MZ세대들은 ‘배우자를 찾는 것’에서부터 불균형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러한 사회구조가 만들어진 것에서 발단이 되었음을 생각해볼 문제이다.
이는, 매우 복잡한 사회구조적 문제와도 얽혀있으며 실타래가 얽히고설켜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는 부분이라 생각도 든다. 이 책의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결국 사회구조적 불평등을 평등하게 만들어야만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지금 현 MZ세대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될 수도 있을 무거운 문제로 받아들이며 근본적이며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추진되길 기대하는 바로 몇 자 적어본다. 우리나라는 "가장 빠르게 성장했고, 가장 빠르게 기울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