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비엥

by 삶은여행

또다시 사람과 짐으로 가득 차 숨 쉴 틈 없는, 작은 승합차를 타고 방비엥으로 이동했다.

방비엥에 도착한 나는 버스터미널에 적혀있는 광고판을 보고, 한국인 민박으로 향했다.

다른 방은 만실이고, 2인실 남녀 공용 도미토리 방만 자리가 있는데 같이 쓰는 사람은 남자라고 했다.

난 괜찮다고 한 뒤 방에 머물기로 한 뒤, 짐을 정리하며 아직 오지 않은 같은 방을 쓰는 사람은 누굴까?

영화 김종욱 찾기를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문이 열리더니, 아니 캄보디아에서 함께 투어를 한 어르신 선생님이 그 문으로 들어오는 게 아닌가!


선생님은, 70대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혼자 긴 여행을 떠나오셨다.

필리핀에 거주하시면서 세계 많은 곳. 을 여행하신 분이라서 굉장히 존경스럽고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캄보디아 투어 이후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어르신을 마주쳐서,

"또 보는 거 아니냐"라고 농담처럼 인사를 드린 후 헤어졌는데.


후에 루앙프라방의 카페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와,

"캄보디아에서 만난 선생님인데, 우연히 이곳에서 또 만났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이 삼 세 번 우연히 마주하면 운명이라는데, 그 선생님이 너의 운명 아니야? 한 번만 더 만나면 너의 운명"이라는 농담에 설마 또 마주칠까, 했는데 같은 숙소에, 같은 방이라니..

마치 운명 같은 이 상황은 무엇인가?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는 함께 방비엥으로 왔는데,

친구는 이야기를 듣고 박장대소하더니, 미리 예약한 자기 숙소에서 함께 자자고 권유해줬다.


할아버지와, 친구와 민박에 함께 머무는 사람들과 함께 삼겹살을 먹고,

그냥 예약한 숙소에서 할아버지와 같은 방에서 잠들었다.


다음 날, 사람들이 체크아웃을 하고 여성 도미토리의 자리가 많이 남아

나도, 그리고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친구도 함께 그곳으로 방을 옮겼다.


우린 민박의 다른 여행객과 함께 쌀국수를 먹고, 튜빙을 하러 갔고,

튜빙을 하러 가는데 나는 불안함에 여권, 카메라, 지갑, 핸드폰 등 모든 중요한 물건을 넣은 가방을 가져간 덕분에, 처음 튜브를 타려다가 중심을 잃어 나도 물에 빠지고 가방도 물에 젖어버려,

나는 튜브를 타지 않고 그냥 튜빙이 끝나는 지점까지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고난은 시작되었다.

강가 옆에 있는 길을 따라 오르고 내리고 걷고, 가시덤불에 다리가 스쳐 다치고,

개가 으르렁, 짖으면서 쫒아와 도망가기도 하고, 그러다 예쁜 풍경을 마주치기도 했다.

끝이 없는 길을 걷다, 툭툭을 타고 종점으로 이동한 뒤 기다림 후 일행을 만나니,

친구들은 초반에 돌아간 내가 부러웠다곤 한다.

우린 다시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같이 저녁을 먹으며 방비엥에서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친구는 방콕으로 이동하고, 나는 방비엥에 남아 계속 혼자의 시간을 보냈다.

친구가 떠나고 방에는 나 혼자 남게 되었고, 긴 여행에 지친 나는 맛있는 걸 먹으러 돌아다니고

좋아하는 샌드위치 집에 매일 가기도 했고

밀려놓았던 한국 예능도 보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맛있어서 라오스에 온 날부터 계속 가던 샌드위치 집은,

넉넉하게 주스를 만들어줘서 먹고, 잔의 공간이 생기면 믹서기에 남아있는 주스를 부어 새로 채워주었다.

매 번 그러는 그녀의 마음이 고마워,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볼 수 있게

추천 글을 종이에 적어주니, 그 사이에 음료수 2잔을 만들고는 돈을 받질 않는다.


하루는 밤에 걷다가 어떤 집에서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맛있는 걸 먹는 라오스인 가족을 보았다.

그 들은 바라보던 나에게 같이 오라며 손짓하였고, 그들의 갑작스러운 초대에 나는 함께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부르며 밤을 보내기도 했다.


방비엥을 떠나 비엔티엔으로 향 할 때는 체와 더불어 멀미를 해서 이동하는 길이 고역이었다.

겨우 숙소에 도착해서 구토를 하고 나니, 속이 좀 괜찮아졌다.

비엔티엔에서는 무난하게 여행하며 3일을 보냈고,

다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돌아가 3일을 보냈다.

루앙프라방의 카페에서 만난 친구가 쿠알라룸푸르에 오는 일정이 맞아 함께 여행했다.

맛있는 걸 먹고, 열심히 돌아다녔고 후에 친구는 코타키나 발루로 향했고, 나는 싱가포르로 향했다.


떠나는 날 핸드폰 시간이 한 시간 늦게 설정되어있어,

나는 시간에 맞춰 준비를 한다고 한 뒤, 터미널에 가니 버스는 이미 떠난 지 오래다.

말레이시아를 떠날 생각으로 링깃도 다 썼고, 해당 버스회사는 당일 싱가포르행 버스가 모두 매진이라는 말에, 당황스러운 이 상황에 울고만 싶었다.

직원이 다른 버스회사로 가보라는 말에, 혹시나, 라는 마음으로 향했는데 운이 좋게 버스표를 구할 수 있었다.

카드나 싱가포르 달러는 받지 않아, ATM에서 급하게 돈을 인출하고, 버스에 올랐고,

그렇게 무사히 싱가포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인도 여행을 계획했던 기간 대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생각해서,

가족들에게 줄 선물과, 이전에 가지 못했던 곳과, 좋았던 곳들을 다시 가보았다.


그렇게 여행을 잘 마무리하고 가족과 친구들이 기다리는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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