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편 비행기를 놓치며 강제 1박 하기
그런데 다른 동료들과 모여 이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며-그렇다, 흔히 우리가 험담이라고 부르는 그것이다-공감하며 위로를 받고 그러면 풀어지는 것 같다가도 결국엔 내가 스트레스를 받았다. 누군가를 싫어한다는 그 마음 자체가 오히려 나한테 위해를 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사람을 싫어하기보단 사람마다 모두 장점이 있으니 그 장점을 크게 보고 단점은 축소시켜 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 사람은 아무리 해도 그게 안 되는 거다. 회사 내 인간관계는 아무리 지겹고 짜증 나더라도 회사를 그만둬버리는 순간 어느 정도 사라지는 부분이 있다. 또 사람이 쉽게 변하지는 않으니 내가 그만 두든 그 사람이 그만 두든 둘 중에 한 명이 회사를 그만 두면 없어질 마음이었지만 나는 당분간 그만둘 생각이 없었으므로 심적으로 괴로웠다.
그러던 중 나 말고 다른 직원들도 그 직원과 일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아 회사에서 결단을 내렸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분의 퇴사 소식이 전해졌다. 그분이 회사를 그만두면 더 이상 마주칠 일이 없을 테니 마음이 편안해졌지만 한편으론 나랑 한 판(?)하고 바로 2,3일 뒤에 결정 난 일이라 혹시 나 때문인가 하는 생각에 심란했다. 이건 마치 내가 원치도 않았는데 내 운이 여기에 작용해 그 사람이 퇴사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 일을 더 생각할 새도 없이 주어진 일을 마무리하고 유럽으로 2주 간의 여름휴가를 떠났다. 이번이 세 번째 유럽여행이라 나름 자신만만했는데 여행은 시작부터 불운의 연속이었다.
올해엔 가기 힘든 콘서트 당첨과 내가 싫어하는 동료의 퇴사에 올해 내 운이 다 소진되었는지-아니면 주어진 양보다 더 많은 양을 소비했을 수도 있다-비행기는 1시간가량 지연되어 출발했다. 그래서 경유지 공항에서 내려 열심히, 토가 나올 정도로 뛰었지만 연결편 비행기를 놓쳐 강제로 1박을 하게 되었다. 그 뒤의 하루 일정이 날라간 건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