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인수인계는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상)

막내 사원이 들어오면서 생기는 갈등

by 세니seny
그 자리는 분명
다른 업무 논의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


나는 그 자리에 우연히 끼게 되었다. 그런데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며칠 전에 오갔던 메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다 팀장님이 등장했고 혹여나 불편한 점이 있으면 다 얘기해 보라고 했더니 그분 왈, '다 좋은데 제발 일에 대한 피드백이라도 주세요'라고 했다.


실은 한 두 번 있었던 일이 아니다. 그전에도 몇 번이나 사소한 트러블이 있었다. 그분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랬겠느냐만은 내가 업무를 할 때는 듣지 않았던 피드백이었다. 그러면 같은 업무를 막내가 하고 있는 현재, 그 일을 알려준 내 인수인계가 잘못되어서 그런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을 듣고 본능적으로 나의 인수인계를 지적하는 거 같아 기분이 나빠져서 '그게 아니라요, 이러이러해서 저러저러한 거고'라고 횡설수설했다. 그랬더니 거기서 팀장님이 내 말을 팍 자른다. 제대로 인수인계 한 거 맞냐고, 제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거냐고. 팀장님이 화가 나면 오히려 화를 가장하는 목소리를 낼 때가 있는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나는 머쓱해졌다. 그래서 입을 다물었다. 막내가 잘못한 건 맞으니까.


그 얘긴 접고 원래 이야기하기로 했던 미팅의 목적이었던 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자리는 끝났다. 팀장님은 빠른 시일 안에 다 같이 모여서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그런데 다들 휴가가 있고 여차저차해서 못 모일 거 같았고 나는 특히 내가 하던 하지만 지금은 막내가 하고 있는 업무 관련해서 들은 이야기도 있고 하니 빨리 피드백을 주고 싶어서(그래야 바뀔 테니까) 오늘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어제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는데 저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았느냐... 어제 그 상황에 같이 있었으면 내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하필이면 그 말을 들어야 할 당사자가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내가 들었던 이야기를 1번, 2번, 3번으로 정리해서 이야기했다.


막내사원은 요즘 프로젝트성 업무를 하고 있어서 알아볼 것도 당연히 많으니 평상시 보다 일이 많다. 이렇게 될 줄은 모르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할 땐 본인이 나서서 한다고 열심히 할 것처럼 말했었지. 그런데 시작할 때와는 다르게 점점 이상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튼 이 1,2,3번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요즘 어떤 부분이 힘들어? 되게 쫓겨보인다'했더니 갑자기 울먹거리더니 울기 시작했다. 울면 상대방이 이런 기분이 드는구나. 얘, 진짜 옛날의 나 같네. 나도 옛날에 이런 얘기하다가 꼭 울었는데. 이게 나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눈물로 표출되는 거다. 당황스러웠다. 내가 화를 내도 시원찮을 판에 그냥 조목조목 몇 가지 얘기 좀 했을 뿐인데.


한참 울고 진정이 되고 얘기를 좀 더 한 뒤 마무리했는데 짜증이 났다. 과연 얘가 내가 말한걸 제대로 이해한 걸까? 작년의 그 일 이후로 사적인 이야기도 안 하려고 하고 아예 안 섞이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여서 마음이 불편하다. 그렇다고 일이라도 똑 부러지게 잘하면 모르겠는데 이런 거 저런 걸로 트러블 만들어서 뒤처리하고 다녀야 되니까 더 짜증 난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9. 막내사원의 일을 나에게 물어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