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seasky>, 박새별
저 멀리 나뭇잎 사이로
다정한 햇살이 날 불러
눈부신 이 날에 그대와
함께하는 우리의 노래
나른한 공기 바람결에
따스한 온기 그대손길
풀냄새보다 더 싱그런
그대와 그대 숨결
물빛 하늘 구름 바다
하얀 웃음 그대와 나
푸른 햇살 바람 향기
나의 사랑 나의 그대
<seasky>, 박새별
이 노래하면 떠오르는 두 번째 풍경.
2016년, 혼자서 첫 번째 유럽여행을 떠났다.
내일은 처음으로 혼자서 온 유럽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하지만 아침부터 바로 공항으로 향하는 일정이라 실질적으로 여행하는 건 오늘이 마지막날이었다. 체코의 프라하에서 시작해서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거쳐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 자다르 - 스플리트를 거쳐 그 유명한 두브로브니크까지 왔다.
첫날 두브로브니크 성곽 구경을 잘 마치고 여행의 하루가 남았다. 뭘 할까 하다가 두브로브니크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근교에 있는 소도시 차브타트Cavtat에 가보기로 했다.
혼자 들어가서 점심을 먹은 식당엔 사람도 많지 않았고 야외에 앉아서 식사를 했는데 9월이라 그런지 날씨가 적당히 좋았다. 음식도 맛있었으며 직원도 친절했고 무엇보다 두브로브니크만큼 사람들이 많고 번잡하지 않아서 좋았다.
숲 속길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탔다. 그리고 어제 두브로브니크에서 제대로 보지 못한 일몰(시간 계산을 잘못해 이미 해가 많이 떨어졌을 때 갔다)이 아쉬워서 오늘은 제대로 해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두브로브니크로 돌아가기로 했다. 항구 같이 생긴 곳에 타임랩스를 켜놓고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seasky>를 들었다. 이 때는 누가 뭐래도 시간이 있었다. 여행지에서만큼은 내가 시간의 주인이다. 대학생 마지막 겨울방학 때 유럽여행을 한 이후 직장인이 되고서 처음으로 가본 긴 여행이었다. 그래서 여행계획을 짜다 보니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많은 도시를 욱여넣어서 만든 나의 첫 유럽 여행 스케줄은 숨 가쁘고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그래도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여행의 마지막날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특히 차브타트는 원래 일정에 없던 곳이었는데 현지에서 여행정보를 찾아보다가 즉흥적으로 방문한 곳이었는데도 만족스러운 장소여서 좋았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소도시에서 별 일정 없이 밥을 먹고 멍을 때리고 바다 근처 숲길을 산책하고 음악을 듣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유명하지 않은 자그마한 항구에 이렇게 앉아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순간을 보게 되었으니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눈앞에 펼쳐진 아드리아해는 너무나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