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에 참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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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뮤비 촬영현장 당첨자 발표일!
이제나 저제나 언제 연락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자가 왔다! 나는 다행히 250번대 번호를 받아서 갈 수 있게 되었다. 원래 100명을 뽑는다고 했는데 인원을 늘렸단다. 원래대로 100명이었으면 진즉에 탈락이었던 셈.
다행히 그날이 한 달에 한번 있는 오전만 근무하는 금요일이라 일찍 끝나긴 했는데… 팀장 되고 나서 일이 너무 많다. 게다가 이럴 줄 모르고 오후에 예약해 놓은 북카페에도 가야 했다. 북카페는 최대 오후 6시까지 이용이 가능했지만 북카페가 있는 강남에서 여의도로 이동해야 하므로 북카페 이용시간을 줄여서 여의도에 일찍 가기로 했다.
여의도는 과거 5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곳이라 낯설지 않다. 내가 주로 활동했던 곳은 여의도역 근처 정확히는 여의도역과 여의도공원 사이라 그 외의 지역은 잘 모른다. 여의도역에서 내려서 여의도공원을 건너 KBS로 가려다가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리는 게 더 가깝다 해서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렸다.
혼밥을 해야 하니 간단하게 우동을 한 그릇 먹고 방송국으로 이동했다. 표 배부 시작 시간보다 늦게 왔더니 붐비지 않고 표를 찾을 수 있었다. 화장실 갔다가 조금 기다리니 줄 서라고 해서 줄 서서 대기했다.
입장줄을 서면서 보니 멤버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붙이는 이벤트가 있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현장에 도착해서 느낀 거지만 포스트잇의 상당 부분이 죄다 ‘우영이 어쩌고’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건 뭔가 잘못된 느낌. 여기는 개인팬 콘서트장이 아닌데. 난 여기가 프로그램을 애정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라고 생각해서 왔는데 이런 건 생각도 못했네?
심지어 줄을 서는데도 팬들끼리 만나서 난리가 났다. 또 하나 재밌었던 건, 펭미팅 갔을 때도 팬들끼리 선물 나눠주는 장면을 목격하긴 했지만 여기는 우영이 개인팬들만 오는 데가 아니잖아. 그런데 줄 서있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콕 집어서 우영이 팬이냐 묻고 그렇다고 하면 자기가 준비해 온 간식이나 작은 선물을 나눠주었다.
그런데 거기서 어떻게 사람 면전에 대고 아니라고 해. (ㅋㅋㅋ) 이 프로그램 안에서의 우영이는 관심이 가긴 해도 이런 건 좀 위화감이 들었다. 아이돌 팬질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나만 어색하게 느끼는 걸지도. 그래서 앞뒤로 혼자 온 사람 있음 말이나 걸어볼까 했는데 혼자 온 사람들도 죄다 2PM 팬으로 보여서 조용히 찌그러져 있다 가기로 했다.
줄을 서고 나서 한참 뒤에 입장했다. 아까 내 앞의 어떤 사람은 우영이 팬이라고 하는 사람한테만 선물을 나눠 주더니 내 바로 뒤엔 2PM팬인 중국인 두 명이 중국어로 떠든다. 이래서 프로그램마다 아이돌을 끼우는 거구나.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까지, 아이돌이라는 게 정말 무시할 수 없는 파워인 거다. 응원봉을 나눠준다는 얘긴 들었는데 빵이랑 음료도 나눠줬다. (공연이 끝나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잘 먹었다.)
좌석에 앉았는데 생각보다 장소가 아담해서 놀랐다. 더 놀라운 사실은 좌석에 앉아서 보는 게 아니라 이따가는 저 무대 앞쪽에서 스탠딩으로 촬영을 한다고 했다. 영상은 방송은 물론이고 뮤비에도 박제될 수 있다고 경고(?) 및 안내가 이어졌다.
이어지는 뮤비 촬영 후기. 기억이 뒤죽박죽일 수 있음에 주의하세요.
줄 서서 순서대로 들어와서 일단 객석에 앉았다. 원래 지하철역에 짐을 맡기고 오려다 보니까 다들 백팩에 뭐에 짐 들고 왔길래 안 맡기길 잘했다 생각했다. 그렇게 앉아 있는데 앞에서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준비 중인 게 아니라 매주 금요일 뮤직뱅크 생방이 있는데 그거 끝나고 이 무대를 활용하는 느낌이랄까.
한참 앉아서 기다리는데 특등사수 진순 피디님으로 (추정되는 분이) 나오셔서 진행상황 안내를 했다. 원래 8시부터 시작 예정이었는데 상황이 바뀌어서 8시 반부터 시작할 거 같다고 했다. 그동안 2PM 노래도 틀어주고 영상도 보여줘서 지루하지 않게 앉아 있었다.
그러다 8시 반쯤 돼서야 이제 준비됐다고 앞쪽 스탠딩석으로 나오라고 했다. 이것도 입장순서대로 들어가다 보니 이미 내 앞에는 사람이 이미 250명 정도가 있었다. 그래서 잘 보는 건 포기하고 아예 멀찍이 뒤에서 보기로 했다. 어차피 뒤에 있어야 카메라에 안 나올 테니. 나는 처음부터 무대 오른쪽에 섰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원래도 스탠딩 공연 가면 오른쪽에 많이 서는 편이다.
무대 시작 전에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메인 피디인 인석피디님이 나와서 본촬영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해 주셨다. 출연자도 아닌데 피디님만 등장해도 함성이 와-아 울렸다. 피디님과 출연자들이 대화만 해도 웃겨서 그런가 괜히 친근하게 느껴졌다. 많이 피곤해 보이셨지만 위트는 여전했다.
한참 있다가 멤버들이 등장하는데 바로 내가 서있던 오른쪽에서 나오고 있었다. 어차피 난 키가 작은 데다 앞에 사람들이 몰려서 잘 안 보였지만 그래도 가까이서 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쩜 다들 텔레비전에서 본 것과 똑같은지.
다들 한 명씩 오른쪽에서 무대로 올라올 때마다 환호성이 이어졌다. 그런데 무대가 낮아서 그런지 키가 작은 숙언니랑 조르노마스는 잘 안보였다. 나는 이 사람들을 카메라 밖에서 쌩눈으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도 이상하게 애정이 가서 그런 건지 텔레비전에 나오는 모습과 똑같아서 놀랐다. 앞에 녹화를 하고 오느라 늦었다고 했고 의상은 그동안 못 본 새로운 의상이 아니라 예전에 녹화할 때 한 번씩 입었던 의상이었다.
우재는 작년 핼러윈 특집 때 입은 토이스토리의 우디 의상을, 숙언니는 이번 스카우트 특집 때 입은 옷을, 진경언니는 이번 음원발매 프로젝트 댄스 검사받을 때 입은 멋진 검은 원피스를, 세호는 이번에 홍콩 갈 때 입은 얼룩무늬 카디건을 입었다.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면서 함성소리가 제일 컸던 우영이는 마이클 잭슨 의상을 입고 있었다. 보통 뮤비를 찍으면 뭔가 콘셉트에 맞게 통일된 의상을 입지 않나? 혹시 이 의상 선택에도 뭔가 비하인드가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무튼 홍김동전스러웠다.
스탠딩 촬영이 있고 좌석 촬영이 있다고 해서 스탠딩부터 먼저 진행했다. 여기서는 막내지만 무대 경험이 제일 많은 우영이가 진두지휘를 했다. 아까 팬들 때문에 내 안에서의 우영이 이미지까지 깎아 먹었었는데 여기서는 좀 많이 멋졌다. 인정. 사람은 본인이 잘하는 일을 할 때가 제일 멋진 것 같다.
노래는 철저하게(!) 립싱크로 진행했다. 무대가 자체가 낮아서 그런가 내 자리에선 우영이와 진경언니의 댄스는 하나도 안보였다. 그래도 같이 소리 지르고 응원봉도 신나게 흔들었다. 그리고 끝나고 한 번 더 할까? 해서 한번 전체 다시 찍기로 하고 안무담당 가비샘까지 나와서 동선체크도 했다.
그리고 아까 들어왔던 무대 오른쪽으로 다시 내려왔다. 스태프들이 옆에 달라붙어서 선풍기로 땀도 말려주고 화장도 고쳤다. 저 멀리 숙언니가 보였다. 무대에서는 우리가 방송에서 생각하는 이미지대로 텐션 올려서 멘트나 행동을 했는데 무대 뒤편에서는 지친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런 언니가 짠하게 보이는 나는 땡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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