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김동전> 제작진에게 쓰는 편지 (2)

멤버들 그리고 제작진 여러분, 사랑합니다

by 세니se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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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인스타에 들어갔다가 멤버들이 만든 그룹 언밸런스로 발표할 노래 <Never>의 뮤비 촬영 이벤트를 발견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뮤비를 찍는데 콘서트를 하는 장면이 있는 모양으로 거기에 엑스트라인 관객으로 출연할 1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는 게시글이었다. 단, 뮤비에 들어갈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다 보니 뮤비나 방송에 얼굴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방송 쪽과는 인연이 없고 그쪽에 아는 사람도 1도 없다. 그래서 이 공고가 뜨기 전부터 스스로를 이 프로그램의 팬이 되었다고 정의했을 때부터 쓸데없는 상상을 했었다. 혹시라도 길거리를 지나가다 멤버를 보게 되거나 이 프로그램과 관련 있는 누구라도 만나게 된다면...


이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서,
나의 일주일을 버티게 해 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


라고 꼭 얘기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직장인의 입장에서 내가 만든 과제나 일이 성과가 안 날 때만큼 슬픈 일이 없다. 시청률도 중요한 평가척도긴 한데 시대가 변한 요즘은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텔레비전인 데다 특히 공영방송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방송사는 시청률 외의 다른 척도를 쓰기가 어려운 모양. 나는 방송국의 생리는 잘 모르겠지만 시청률이 잘 나와야 비싼 광고가 붙을 테고 그게 방송국의 주 수입원이라는 얘길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 그런 것 때문일까나.


과거와 같은 방송환경일 때 시청률이 1%면 진짜 퇴출감이지만 요새는 확실히 텔레비전 보는 인구가 줄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 타깃 자체가 20~30대인데 on-air 시간대인 평일 저녁 8시 반은 경제/사회활동이 활발한 20, 30대는 밖에 있을 시간이다.

그리고 나같이 아예 텔레비전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 요즘은 텔레비전이 아니어도 유튜브에 재밌는 게 워낙 많고 OTT에서 내가 편한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언제든지 볼 수 있기 때문에 텔레비전이 없어도 살 수 있더라.


유튜브만 해도 그렇다? 제작비 쏟아붓고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면 얼마든지 떡상할 수 있다. 그런데 공중파 방송은 심의규정이라는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만드는 거다 보니 더 어려운 거다. 물론 유튜브가 아무리 잘 나가도 어떤 것들은 방송국 차원에서만 할 수 있는 것도 있긴 하다.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 같은 경우, 영화를 촬영할 때 제약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걸 이용해서 스토리를 만들고 촬영했다는 이야기를 GV에서 들은 기억이 있다. 나에게는 <홍김동전>도 그런 느낌이다.


공영방송이라는 환경과 제약이 있는 곳에서 그걸 조금씩 깨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 점에선 내가 좋아하는 펭수도 마찬가지다. 교육방송인 EBS에서 누가 그렇게 버르장머리 없는 펭귄이 나오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냐고.


그래서 멤버들도 그렇고 제작진도 너무너무 고생한다는 말을 직접 전하고 싶었다. 이것도 뽑혀야 가는 거고 만약 간다 해도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없겠지만 내가 그곳에 간다는 것은 마음속으로는 고맙다고 외치고 있다는 거다.


내 시간을 내서 촬영 현장에 찾아간다는 자체가 프로그램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낸다는 것에 대한 증거이다. 회사 코앞에 있는 집을 놔두고 퇴근하고 집과 반대쪽인 여의도까지 갔다 다시 온다? 나에겐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내가 가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고 선착순 모집이었다. 선착순 안에 들지 어떨지 모르지만 일단 신청을 했다. 신청하고 나니 꼭 됐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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