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김동전> 제작진에게 쓰는 편지 (4)

'Never'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에 참여하다

by 세니seny

이전글에서 이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두 번째 전곡 녹화 시작. 아까 한번 하고 났더니 긴장도 좀 풀린 거 같다. 멤버들이 쉬는 중간에 돌아가면서 멘트 이것저것 해주는데 우리 심심할까 봐 신경 써주는 마음이 느껴졌다. 역시 멤버들끼리 근본 없이 떠드는 게 제일 재밌다.


조세호는 행사멘트도 잘하고 친절했다. 풀샷인지 땡겨 찍는 건지, 왜 두 번 찍고 여러 번 찍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멤버들은 여기 오기 전까지 우리가 오는 걸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거 찍기 전에도 하루 종일 다른 촬영하다가 온 거라고 했다. (나중에 방송분 보니 아침부터 하루 종일 뮤비 촬영을 했고 심지어 이거 찍고도 방송국 옥상에서까지 촬영이 남아 있었다.)


노래 전체는 두 번 찍고 나머지는 부분 부분 따서 하느라 조금씩 촬영이 진행되었다. 라도 피디님도 나와서 인터뷰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노래도 불러주셨다. 언밸런스 외치는 부분도 한 장면 같이 찍고 갔다.


처음에 시작하기 전에 우영이가 ‘사녹(사전녹화) 처음 왔냐? 혹시 와 본 사람들 있냐?’고 물어봤다. 이게 팬들과 가수가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는 거라는 말을 했다. 생방송은 한번 찍으면 끝이지만 이걸 사녹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씩 끊어서 찍는 거라고 보면 된다고. 출연자만 촬영하는 게 아니라 찍는 중간에 관객도 참여를 하기 때문이라고. 우영이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잘 됐다. 한 씬 찍고 카메라 등 위치 조절하고 멤버들 화장도 수정했다.


숙언니 단독 컷이 있다고 하는데 준비하는 시간 있다고 해서 그 사이에 아까 로비에서 멤버들에게 남긴 메시지 읽어주기를 했다. 삼행시도 있었고 무수저 부부 응원글도 많았다. 나도 뭔가 센스 있는 거 쓰고 싶었지만 이런 건 잘 못해서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그 외 각자 댄스도 하고 노래도 불러줬다. 처음엔 우재한테만 노래하라고 하더니 댄스도 하라 해서 결국 하입보이 추자 진경언니, 우영이, 세호 한 번씩 다 춤을 췄다.


한참 지나고 나서 단독 촬영이 남은 숙언니가 INFP가 새겨진 맨투맨을 입고 등장했다. 이제야 여기저기서 '땡땡이예요' 하고 외치는 소리 들려서 나도 같이 외쳤다. 아까부터 우영, 우재, 세호 심지어 진경언니까지 다 이름이 불리는 것 같은데 울 언니만 이름 안 불려서 속상했다.


첫 씬이 관객 속에 파묻혀 있는 컷을 찍어야 해서 언니를 사람들이 쫙 둘러쌌다. 내가 서 있는 데랑은 좀 떨어져 있어서 숙언니가 안 보였다. 관객 속으로 완벽하게 파묻혀버린 숙언니. 이 장면에서는 무대를 보고 관객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찍어야 해서 조세호가 무대에 올라왔다. 행사멘트를 던져주면서 분위기도 잘 잡아주고 관객들이랑 대화도 했다. 진짜 대단한 엔프피. 난 못 해 (ㅋㅋㅋ)


마지막 씬은 다이브샷이라고 해서 출연자가 무대 위에서 뛰어내리면 받쳐주는 것처럼, 마치 파도타기를 하는 것처럼 찍는 거였다. 그나마 그거 찍으려고 위쪽으로 올라오니 그제야 멀리 떨어진 나한테도 숙언니 얼굴이 보였다. 사람들한테 자기를 들게 해서 미안하고 그 위에 올라가 있어도 얼마나 불안할 거야.


숙언니 씬은 사람들이 촘촘하게 모여서 찍어야 되는 거라 무대 양옆으로 퍼져있던 사람들이 동그랗게 가운데로 모였다. 같은 장면을 두어 번 더 찍고 진짜 끝!!! 나머지 멤버들도 무대에 다시 올라와서 관객들이랑 인증숏도 찍고 무대를 빠져나가는데 이때는 사람들도 막 카메라 꺼내서 사진 찍길래 나도 몇 장 찍어봤다. 맨 앞줄에 있는 사람들은 손뼉도 맞추고 아이컨택도 했는데 난 카메라에 잡히는 게 싫어서 아예 뒤쪽에 있었더니 그런 기회는 누리지 못했다.


나도 몇 장 찍었는데 죄다 흔들리고 이상하게 나와서... 인증샷 하나 남겨본다. (2023.09)

여덟 시 반 정도부터 시작한 촬영은 밤 11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오늘은 금요일 저녁. 월요일 아침부터 시작된, 스트레스가 하늘을 찌른 이 일주일의 대장정도 끝나는 날. 뮤비 촬영현장인 여의도와는 정반대인 집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너무 피곤했다.


하지만 나 같은 팬들은 콘서트 겸 팬미팅 기분을 내면서 그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소통하고 호흡하는 장면이 영상이라는 선물로 남은 것이다. 또 무대에 선 그들을 위해 환호하는 관객이 많아 보여야 하는, 멋진 장면을 연출해야 하는 멤버들과 제작진에게 나 한 명이라도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니 뿌듯하고 기뻤다.

텔레비전도 없는 내가 시청률 기계를 설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비싼 광고를 붙여줄 수도 없다. 그런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이런 것뿐이다. 이번 이벤트는 팬들의 기쁨과 제작진의 니즈를 모두 충족한 좋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고마워요, 홍김동전.

매거진의 이전글<홍김동전> 제작진에게 쓰는 편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