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 아니 문득 떠오른 첫 여행의 기억 (1)

중학교 3학년이 끝나가던 어느 날, 여행이 시작되다

by 세니seny

2023년에 쓴 글입니다.


요즘은 여행이 흔해진 시대다. 차가 있으니 자유여행도 되고 없어도 공유차량이나 렌트차를 빌려서 가면 된다. 운전을 못하면? 낭만이 흐르는 기차여행을 해도 되고 전국 방방곡곡 고속버스 노선도 잘 되어 있다. 혼자 가거나 그룹으로 가는 자유여행은 아주 흔해졌지만 대신 국내 패키지여행은 거의 단체의 전유물 정도로 남았다.


최근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한능검)을 위해 최태성 선생님의 유튜브 강의를 듣는 중이다. 그중 고려시대 문화파트 설명에서 충남 예산에 있는 수덕사가 예로 나왔다. 전국에 있는 모든 문화유산에 방문해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히 갔던 곳들은 기억이 나고 반가우며 무엇보다 잘 외워진다.


매년 여름엔 제천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제천에 가곤 했는데 매년 제천에 가서 짧게 여행하고 영화만 보고 오니 좀 심심했다. 그래서 어느 해인가는 제천만 가려다 근처 어딘가 들러보자 싶어서 나랑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충북 청주에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청주에 가자마자 직지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길거리마다 플래카드가 흩날리고 있어서 뭐야? 했는데 알고 보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어 있는 고려시대의 유산 <직지심체요절>이 청주에 있는 흥덕사에서 만들어진 거라고 했다. 그래서 청주에서 그걸 캐치프레이즈 삼아 도시를 홍보 중인 거였다. 그래서 청주와 직지가 연결되어 있을 때도 그게 그냥 책 속의 글자가 아니라 내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가슴에 콕 박히는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이야기가 샜는데… 아무튼 강의 중간에 예산의 ‘수덕사’를 듣고 과거의 어느 여행이 떠올랐다.




우리 집은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초등학교 때 아주 가아끔 가족끼리 여행이라 부를만한 것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 이곳의 지명을 듣는 순간, ‘다른 건 몰라도 이게 내가 간 첫 여행이다’ ‘내가 여행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인식한 여행이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 당시로 돌아가보자.


그러니까 언제냐… 내가 중학교 3학년 막바지였을 때니 그해 11~12월경 정도 됐을 거다. 정확한 시점은 옛날에 써놓은 다이어리나 플로피 디스켓에 저장해 놓은 일기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플로피 디스켓은 열 수가 없다. 아무튼 초겨울이었다.


요즘의 입시체계는 모르겠으나 나 때는 입시라 하면 대입 입시가 기본이었다. 특수목적학교에 가지 않는 일반 인문계 학생의 경우 중, 고등학교는 일명 뺑뺑이를 통해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배정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이 원하는 경우 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입시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우리 부모님이 어렸을 때는 중학교부터 입시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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