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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국경을 넘어가면서 드는 생각

일상의 스트레스와 여행지의 스트레스, 그 상관관계는?

by 세니seny

자, 이제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간다. 새로운 시작이다.


생각해 보면 여행지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행지에선 어찌 보면 닥치는 매 순간, 하루하루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낯설어서 좋았던 것이 뒤집어 생각해 보면 낯설기 때문에… 낯선 것이 넘친다는 것은 새로 알아보고 조사해야 하고 위험요소가 많다는 소리와도 같다.


여행오기 전, 지난 3개월 내내 계속 속이 안 좋아서 고생을 했다.

소화는 잘 되는 거 같았는데 장에서 받아주질 않아선지 계속 설사 증상이 있었다. 먹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게 괴로웠다. 나는 밥을 좋아하지만 사람이 밥만 먹으면 지겹잖아? 가끔 빵도 먹고 내 사랑 떡볶이도 먹고 커피도 마셔주고 술도 한 잔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내가 헤비 드링커나 먹방 찍는 대식가도 아니고. 그저 조금, 이제야 먹는 게 좋아진 소식가인 사람일 뿐인데.


그래서 여행 오기 전까지 걱정을 많이 했다. 유럽이니까 계속 한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물갈이를 할 수도 있고 게다가 꽤나 장기여행이다. 그래서 여행 나오기 전까지 1,2주 간 정말 극도로 조심해 절간 같은 식생활을 했다. 그리고 다니던 병원에 사정을 얘기해서 한 달치 약을 받아왔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한국에서 미리 조심하고 와서 그런 걸까? 아님 그저 여행지에서의 스트레스 말고 일상에서 받던 스트레스가 제거돼서 그런지 여행이 한 달째 지속되고 있는 지금은 컨디션이 꽤 괜찮다. 적어도, 나쁘지 않다.


막연히 한국보다 더울 거라 생각해서 얇은 옷을 챙겨 온 것 빼고 현지인들처럼 코를 훌쩍이고는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여기서 더 심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가져온 소화기 계통약은 한 번도 먹지 않아서 오히려 짐이 되었다. 일주일치 같으면 그냥 버리겠는데 10만 원 가까이 되는 돈을 주고 산 거니… 그런데 이렇게 좋아질 줄 알았겠냐고.


그래서 스트레스에 대해 생각했다.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도 스트레스고 여행지에서의 스트레스도 스트레슨데 왜 결과가 다를까? 왜 몸에서 다르게 반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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