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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마드리드 식당에서 스친 한국인 부녀

익숙한 한국어가 좋기도 싫기도 한 이유

by 세니seny
마드리드.
대도시.
스페인의 수도.


스페인을 여행한다고 하면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두 도시를 많이 들릴 테고 둘 중에 어디가 좋냐고들 물어볼 것 같다. 나에게는 마드리는 서울 같은 느낌이라 좀 더 자유분방한 바르셀로나가 좋았다.


마드리드는 세부일정을 짜기 전에 한 나라의 수도라 해서 여행기간을 3.5일 정도로 길게 잡았는데 미술관을 볼 게 아니라면 바르셀로나보다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나름 저렴하게 야외 공공수영장도 가고 잘 돌아다니긴 했지만.


바르셀로나에서 꿀대구로 유명한 식당이 있는데 못 가보고 마드리드까지 왔다. 그런데 바로 숙소 근처에 그 식당의 마드리드 지점이 생긴 거다. 걸어서 3분 거리. 그래, 이 정도면 가라는 신의 계시지. 이제 마드리드가 스페인 여행의 마지막 도시이기도 하니까 언제 또 스페인에 와서 먹어보겠어 하는 마음으로.



스페인은 사람들이 저녁 먹는 시간이 우리 개념보다는 좀 늦는 편이어서 붐비지 않는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려면 메인 시간대를 피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나는 식당에서 환영하지 않는 혼자 여행자이므로 붐비는 시간대는 피한다.


그래서 일부러 스페인 저녁시간대 치고는 조금 이른 저녁 7시쯤 식당에 왔다. 그리고 한 자리니까 보통 예약 안 하고 와도 항상 자리가 있기 때문에 예약은 거의 하지 않고 바로 들어간다.


혼자서 이러한 것들을 먹었다. (@바르셀로나, 2024.06)


서버한테 안내받은 자리에 앉아마자 들리는 강력한 한국어.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슬쩍 보니... 바로 옆 테이블은 아니고 한 다리 건넌 옆옆 테이블에 보기 흔한 조합은 아닌, 한국인 부녀가 앉아 있었다. 그런데 아빠 목소린 거의 안 들리고 딸 목소리만 우렁차게 들렸다.


아마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온 듯한데 엄마는 호텔에서 쉬시는지 그 자리엔 없었고 아빠랑 둘이 밥을 먹으러 온 모양이다. 그런데 딸이 아빠를 엄청 질타(?)하고 있었다.


안다. 나도 부모님 모시고 해외 가본 적 있어서 졸라(비속어 죄송) 힘들다는 것을. 하지만 딸한테 그런 말을 들어도 아빠니까 참고 있는 거다. 딸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나는 추억이 소중해!!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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