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영수증을 곁들인 액션 좀비영화
(이하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며 2024년 시점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올해, 2024년에도 어김없이 매년 여름 부천에서 진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다녀왔다. 그중 우연히 만난 단편영화 한 편을 꼭 회계/재무업무 종사자에게 소개해 주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다만 단편영화다 보니 정식개봉을 하거나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보기는 힘들 것 같지만...
<줄거리>
사치와 허세를 부리며 돈의 가치를 가볍게 생각하는 회사 동료들, 그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당하는 관리부 '영숙'. 이런 영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장은 영숙에게 거짓된 정산을 강요한다. 영숙은 자신의 정직한 신념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신념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거짓된 정산을 받아들이고 이들과 동화될 것인가... 이제 관리부 영숙의 정산이 시작된다.
[출처 : Wavve 영화소개란]
한 사무실이 나온다. 코인 사무실인지 오늘 상장했다면서 다들 돈방석 앉을 일만 남았다고 누구는 골프채를, 명품반지를, 화려한 장신구를 등등 이미 그걸 알고(?) 한 소비들로 넘쳐나는 가운데... 사무실 한편에서 그들과는 섞이지 않는(?) 한 직원, 황영숙 대리(이민지 분)가 서있다.
직원 1 : 영숙대리는 코인 샀어?
영숙 : 아니요.
부서장 : 영숙 대리, 아직까지 우리 부서만 정산 안 했어. 내가 이런 거 때문에 위에서 한소리 들어야겠어?
영숙 : 영수증을 안 주셔서... (주셔야 정산을 하죠, 가 생략된 ㅎㅎ)
부서장 : 다들 오늘까지 영수증 정리해서 영숙 대리한테 넘겨.
직원들 : 네~
부서장 : (영숙대리를 보며) 오늘까지 무조건 끝내. 알겠어? 알겠냐고?
영숙 : 네.
하지만 나를 비롯한 회계 종사자들은 알 것이다. 분명 내라고 몇 번이나 말했을 텐데 듣지도 않았으면서. 영숙 대리는 완전 맞말(맞는 말)을 시전 한다. 영수증이 없는데 뭘 어떻게 하나요. 오늘 영수증 받아서 오늘 안에 정산을 끝내라니. 진짜 죽여버리고 싶은 (ㅋㅋ) 현직자 입장에서는 개빡치는 대사다.
과장 (골프빌런) : 이거 부장님이랑 거래처랑 친 건데... 잘 부탁해.
영숙 : 마지막이라고 하셨잖아요. 저번달에.
직원 1 : 또또또! FM으로 하려고 그런다. 그렇게 해서 회사 어떻게 다니려고 그래? 어떻게 결혼하려 그래? 부탁 좀 할게~~~~
직원 2 : 주유 영수증 ~
영숙 : 출장도 없으셨는데...
직원 2 : 알아서 잘해봐~ 적당히 좀 살자.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냐? 유도리가 없으니까 그 모냥으로 살지. 답답하다 진짜~
직원 3 : (영수증 스윽 내밀면서) 자기 이런데 안 가봤지~ 좋더라~
영숙 :... (보니까 호텔 영수증)
직원 3 : 나중에 우리 같이 한번 갈까? 영수증 처리하면 되자나~~~ 아니면 이 정도는 껌값이라 내가 사줄 수도 있고.
직원 4 : 택시 영수증입니다~
영숙 : 한 달 치가 이렇게 많아요???
직원 4: 이 정도면 양호한데??? (한숨 쉬면서) 또 깝깝하게 구네~~
영숙 : (한숨...)
직원 4 : 왜 그렇게 혼자만 다른 척해요? 대리님, 사람들이 다 대리님 불편해해요~ 그럴 거면 그만 두지 그냥~~
쌓여가는 영수증들... 그리고 마지막 빌런 부서장 등장.
부서장 : (320만 원짜리 영수증 내면서) 이거 팀 회식으로 정산해.
영숙 :...
부서장 : 야, 내가 왜 널 들들 볶는 줄 알아?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무식한 건데 자꾸 정직한 척, 양심 있는 척한다는 거야. 꼴값 떨지 말고 그냥 시키는 대로 정산이나 해. 알았어? 못 하겠으면 관두던지.
부서장이 나가고 영수증 더미를 바라보며 열이 차오르는 가운데 그나마 손에 쥐고 있는 스테이플러를 마구 눌러댄다. 마치 화가 났을 때 무언가를 잘근잘근 씹듯이, 손에 쥔 게 무엇이든 간에 터트려버릴 듯이 힘주어 꽉 쥐듯이. (악력기 하는 거처럼 ㅎㅎ) 그리고 이어지는 영숙의 독백.
내가...
이상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