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으로 사무실 빌런들 퇴치하기
그러다 사무실 불이 갑자기 꺼져서 정전인가? 하고 나가봤는데 골프채 들고 연습하다 좀비가 된 직원 1이 쫓아오기 시작한다. 영숙 대리는 책상에 영수증이 잔뜩 쌓여있는 본인이 근무하는 방으로 도망갔다. 쫓아온 좀비가 자길 죽이려고 해서 발버둥 치다 우연히 영수증이 좀비 몸에 닿으니까 움직임이 멈춘 걸 발견했다. 물론 영수증이 몸에서 떨어지면 다시 좀비 상태가 된다.
그렇게 몸싸움을 벌이다 영수증을 이마에 붙인 채로 넘어지는 과장 좀비. 우연찮게 아까 열받아서 한 손에 쥐고 눌러대던 스테이플러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는데 이게 과장 좀비 이마에 박혔고 영수증이 완전히 몸에 붙자 더 이상 좀비가 움직이지 않는다. 아하... 이런 원리구나...!
그리고 나타난 주유영수증 빌런인 직원 2. 이제 처음 해보는 거라 힘겹게 직원 2를 밀쳐내고 이마에 영수증을 붙이는 데 성공한다. 이어지는 사무실 액션 활극. 좀비가 된 직원들이 한 명씩 등장하기 시작한다.
사무실 중앙으로 나가니까 아까 밥 먹으러 가자면서 은근 성희롱(?)하던 직원 3이 인터넷 메신저로 역시나 누군가에게 '나랑 밥 먹으러 갈래?' 하며 꼬드기고 있다. 영숙대리는 성희롱 빌런 직원 3의 이마에 영수증을 붙이면서 얘기한다. "껌 값이면 니 돈 내고 처먹어!!!"
직원 4, 명품 시계 빌런. 애기한테 장난감 들고 도리도리~ 하면 그거만 따라오듯이 명품시계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니 그거 잘 보고 따라온다. 그걸 역이용해서 이마에 영수증을 붙여서 멈춰 세웠기에 한숨 돌리나 싶었더니 갑자기 등장한 명품가방 좋아하던 빌런 직원 5가 나타나 가방끈으로 영숙대리를 위협한다.
가방을 이용해 좀비를 일단 몸에서 떼어냈으나 명품가방을 뺏기지 않으려는 직원 5와 가방을 두고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가방은 파손되고 만다. 파손된 가방에 충격받아서 멍해진 직원 5를 역시 영수증으로 퇴치한다. 그 뒤로 바로 등장하는 명품 액세서리 좋아하던 직원 6도 퇴치.
그 뒤로도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직원 7,8,9,10. 사무실에 있는 모든 게 싸움도구다. 사무실용 의자, 클리어 파일, 휴지곽, 탕비실 물품에 쓰레기통까지도. 각종 사무도구를 이용해 좀비들을 기절시키고 재빨리 그들이 제출한 영수증으로 좀비들을 퇴치한다. 걷고 뛰고는 기본이고 사무도구를 활용한 방패막이와 테이블 밑을 통과하며 사무실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밀고 당기고 튕겨져 나가며 좀비를 퇴치하는 액션 신들이 펼쳐진다.
택시 영수증 한 달 치 가지고 왔던 좀비 직원에게는 울분에 차서 나오는 대사 한마디와 함께 얼굴에 영수증 몇십 장을 덕지덕지 붙여준다. 잘 가...^^
나만 왜 다른 척하냐고?
늬들이 이상한 거잖아!
늬들이 쓴 더러운 영수증,
거짓 정산하는 것도 이제...!
거짓 영수증들을 좀비들에게 다 붙여버렸으니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이때 박수치며 등장하는 최종 보스, 바로 부서장. 영숙대리는 부서장을 피해 결국 자기 사무실(방)로 들어오긴 했는데 문제는 이 빌런을 퇴치하기 위한 영수증이 한 장도 남아있지 않았다.
부서장 빌런은 골프채로 문을 부수고 방으로 들어오고 영숙 대리는 꼼짝없이 당해서 바닥에 드러눕게 된다. 그렇게 정신을 잃어가다 의자 밑 바퀴에 깔린 최후의 영수증 한 장을 발견한다. 그렇게 부서장 이마에 영수증을 붙인 뒤 내뱉는 한마디.
이제...
정산 끝내자.
의자 밑에 깔린 영수증을 발견하기 전까진 과연 무엇으로 저 최종보스 좀비를 처치할까 상상을 했다. 이제 카드 매출전표는 좀비들 퇴치하는데 다 써서 없으니 법적 효력은 같지만 그보다 크기가 큰 세금계산서를 붙이려나? 내 예상이 맞으면 진짜 웃기겠다 하면서 봤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다 꿈이었다. 꿈에서 깨고 나니 현실의 영숙 대리는 영수증 정리를 그것도 아주 가지런히 마친, 아직도 이 그지 같은 회사의 직원일 뿐이라는 것. 슬프다 슬퍼. 그래도 상상에서나마 원 없이 영수증으로 한풀이를 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