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프로그램에 느끼는 조금 아쉬운 점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내가 <홍김동전>을 일주일 내내 목 빠지게 기다린 건 일주일에 딱 그때 한번 크게 웃으려고 기다리는 거였다. 그러면 나를 울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면 싫어져야 되는 거 아니야?라고 했는데 그런 건 전혀 상관없었다.
어떻게 보면 웃음과 울음은 같은 기전이 아닐까? 웃어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울어도 스트레스가 풀리니까. 단, 억울해서 우는 거 말고 크게 감동하거나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여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너무 심하게 웃을 때 눈물이 나는 경우도 포함해서. (갑자기 진경언니 이중인격짤 생각나네 ㅋㅋ)
<홍김동전>이 좋았던 건 그런 거였다. 내가 원한 건 앞뒤 가리지 않고 깔깔대게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사랑하고 좋아했었다. 한편으로는 공영방송이라는 틀 때문에 조금 더 자제된 언행이나 행동을 해야 돼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공익적인 느낌의 에피소드도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초창기에 호캉스 편에서 남산에 가서 김학순 할머니를 찾아다닌 것도 감동이었다. 나는 심지어 개인적으로 그 장소에 몇 번이나 간 적이 있었는데도 위안부 할머니 조각상이 있는지 몰랐었다. 그러니까 한 번도 그 장소를 제대로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는 거다. 사람이 이렇다니까.
어떤 시청자들은 이제 KBS가 아닌 곳에서 방송을 하니 말 편하게 해서 너무 좋다, 19금 멘트도 편하게 내뱉어서 좋다고 하지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최근에 봤던 <Never> 뮤비 촬영 편에서 멤버들에게 팬레터를 전달해 줬는데 거기엔 무려 초등학생 팬들의 편지도 있었다. 성인이나 어른들이야 필터 거르고 알아서 나쁜 거 걸러서 볼 텐데 초등학생들이 보기에는 안 좋을지도(?) 모른다는 괜한 생각. 내가 너무 깊이 생각하는 건가?
그러니까 이런 거다. 물론 재밌어. 웃기고 재밌으면 땡인데 계~~~~~~~~속 같은 패턴만 반복한다면 어느 순간 애정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유튜브에 올라오는 개인방송이나 자체 제작 프로그램들도 너무 재밌고 좋지만 결국 질려버리는 게 그 정말 '웃기다'라고 생각하는 것만 계속 반복하고 제약이 없다 보니 너무 자극적으로 가다가 변질되어 버리는 게 많기 때문이다.
<홍김동전>은 KBS의 시청률 측면에서는 절대 잘 될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했다고 생각한다. 기본으로 웃음을 깔고 가지만 공익적인 에피소드도 넣어주고 시간대가 시간대이니만큼 초등학생~성인까지를 다 커버해야 한다. 넷플릭스에 왔으니 이제는 아모프레라는 브랜드 명으로도 웃길 수 있지만 과거엔 공영방송이니까 욕이라든가 부적절한 언행이나 행동에 제한이 있었다.
어찌 보면 KBS보다 시청률 압박이 더 심할 넷플릭스에서 예능으로 런칭했으니 제일 중요한 '웃음'만을 깔고 갈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감동적인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어렵겠지 싶으면서도 중간에 이런 에피소드도 나와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써본다.
1. 제약이 있는 곳
-> 제약에 갇히세요. 아니면 그 제약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비틀어서 그걸 넘어 보세요.
2. 제약이 없는 곳
-> 제약이 없으니 알아서 하시오.
이랬을 때 과연 후자가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
<도라이버>는 숏폼예능으로 런칭을 해서 1주일에 한 번, 30분짜리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전작과 마찬가지지만 이 프로그램 특성상 길게 호흡을 가져가야 좋은데 (최소 한 에피소드가 통으로 가려면 1시간 혹은 1시간 반정도) 덜렁 30분 밖에 안 돼서 게임 하나 하면 끝이다. 일반 시청자들한테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앞으로 길게 보고 가려면 이건 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시간 제약이 꼭 30분을 지켜야 되는 건 아니었는지 이후로 40~45분 정도로 늘어나서 러닝타임 부분은 많이 나아졌다. 시청률 측면에서는 러닝타임이 짧은 게 더 유리하다고 하고 방영 시간이 늘어난 만큼 제작사에서도 고생이 더 많으신 것 같지만 그나마 시간이 늘어나니 흐름이 덜 끊기는 느낌은 든다.
그저 방송을 보고 웃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일개 팬이지만 함께하는 멤버들 그리고 고생하는 제작진 여러분, 이번에도 잘 부탁드릴게요.
2023년에는 매주 목요일만을 기다리며 살았는데 2025년에는 일요일을 기다리며, 또 일주일씩 열심히 살아가게 해 줄 원동력을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