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일상감 찾기 (1)

도쿄여행 한 달 만에 일본 간 이야기

by 세니seny

2024년 12월, 나고야 여행 2일 차.


"가까운 시일 내에 같은 외국에 여행 온 적이 있다? 없다?"

=> 여태까지는 없었지만 이번 여행을 기점으로 정답이 '있다'로 바뀌었다.


일본도 그동안 여러 번 왔다. 하지만 올 때마다 몇 년 만에 오니까 그전에 왔던 기억은 까먹어서 새로웠다. 여태 그랬었는데 이번엔 같은 일본을 한 달 만에 오는 거다. 하하하. 그래서 낯설지가 않다. 하지만 일본 입국할 때 전자 입국신청하고 오는 걸 깜박해서 비행기 안에서 오랜만에 종이 입국신고서 쓴 건 안 비밀.


그리고 생각해 보니 10월에 도쿄에 올 때 애니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을 보기 시작했었다. 비행기 좌석에 설치된 엔터테인먼트 기기에서 5화까지 제공하는 걸 발견했지만 너무 늦게 발견한 데다 김포-도쿄 간 비행시간 짧음 이슈로 2화까지 겨우 봤었다. 그러고 이번에 다시 일본에 오니까 애니 속에 쏙 들어와 있는 느낌.


게다가 어제 간 돈키호테가 관광객용이 아니라 동네 슈퍼 같은 느낌의 매장이라 '어머어머, 이거 애니 속에 나오는 슈퍼 같잖아' 하며 속으로 혼자 호들갑을 떨었더란다. 무시무시한 문화콘텐츠의 힘이다.


물론 여전히 일본어로 물어볼 때 버벅거렸지만 그래도 카운터에서 '봉투 필요하세요?'라고 물어오는 것도 선명하게 들렸다. 그리고 카드로 계산한다니까 '一括払い'(= 일시불)라는 표현을 쓴 것도 자연스럽게 귀에 꽂혔다.


그리고 숙소에 체크인할 때 일본어로 인사하니 일본에 살았냐면서, 일본어를 잘한다고 말해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들의 말이 다 가식이라는 걸. 하지만 굳이 반박하지 않고 '아니'라고 말한다.


숙박계를 작성하는데 직업란에 뭐라고 쓸까 하다 회사원(이었으니까) 회사원으로 쓰기로 했다. 그런데 어렵지도 않은 '회사원'이라는 한자가 생각이 안 나서 히라가나로 회사원의 음독인 'かいしゃいん'이라고 적었더니 히라가나도 쓴다면서 신기해했다. 한자로 썼으면 반쯤 기절했겠네. (ㅎㅎ)그래서 숙소 관련 설명은 일본어로 들었다.


이번에 묵은 숙소는 8인 도미토리룸인데 넓었고 숙소 자체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도미토리룸의 최대 적은 어디나 코골이 빌런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감기까지 걸려서 계속 기침하고 켁켁대고. 아오, 기침을 그렇게 할 거면 입을 막아 짜샤… 내가 감기 걸리면 너 때문이라고. 기침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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