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겁을 극복하는 방법
나는 기질적으로 겁이 많고 소심한 편이다. 매번 수영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어서 겁에 대해서 그리고 겁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써볼까 한다.
그런데 나는 귀신같은 걸 보고 놀랄지언정 무섭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왜 그 높은 건물이나 흔들 다리에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는 곳, 이런데도 하나도 무섭지 않다. 왜냐면 건물이 안전하게 지어진 이상 절대 내가 거기서 떨어지거나 다치거나 할 일이 없을 테니까. 그렇게 믿으니까.
그런데
삶이나 물이 무섭다.
수영만 해도 그렇다. 물속이 뻔히 보이는데도 무섭다. 그나마 수영은 내가 어렸을 때 배워서 이 정도지 만약 수영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성인이 되어서 수영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래서 여전히 레인 끝에서 한 바퀴 휙 돌아서 바로 출발할 수 있는 플립턴도 못하는 거 아니겠냐고요.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뒤집어지면 되는 건데, 그 사이에 코로 물이 들어와서 차는 감각이 무서워서.
삶이란 건 눈앞에 너무 뻔하게 펼쳐져 있는데도 무섭다. 오히려 무언가가 너무 잘 보인다고 해서 안 무서운 것도 아니고 안 보인다고 해서 안 무서운 것도 아닌 것 같다. 사람마다 무엇을 무서워하고 겁내는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 나는? 그걸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나는 나를 던짐으로써
즉 위험에 노출시킴으로써
극복해 나간다.
나는 물을 무서워하지만 결국 수영을 하고 있고 잘하고 싶다. 수영장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간 뒤 우아하게 한 바퀴를 돌아 수영장 벽을 발로 짚고 그 반동으로 다시 반대방향으로 나아가는 플립턴도 제대로 해내고 싶다. 수영장 바깥에서 물 안으로 뛰어드는ㅡ일명 입수ㅡ스타트도 잘하고 싶다. 그래서 주말까지 수영장 가서 연습하고 싶어 하는 거겠지.
삶도 잘 살아내고 싶다. 그게 꼭 ‘부자가 되겠다’라는 의미의 잘 산다 보다는 할 말 있으면 하고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고 당당하게 사는 것과 같은 걸 뜻한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과 같은 일들.
때로는 내가 소설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같이 사회에 덜 적응한 사람이란 생각이 드는데 그런 점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위험에, 내가 어색해하는 상황에 나를 자꾸 노출시켜서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만약 내가 제일 편한 상태로 있는다면?
별로 얘기할 일이 없고 사람들과 교류가 적어 보이는 일. 예를 들자면 연구직으로 가면 내 성향에 아주 잘 맞는다. 그런데 거기에 머물게 되면 이제 계속 그런 성향으로 굳어지고 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사회에서 동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만약 내가 여행가이드 일을 한다고 해보자. 어색하긴 해도 직업 특성상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나에게 없는 너스레라도 쥐어서 짜내야 한다. 그나마 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가져갈 게 아니고 대체로 오늘 한번 보고 말 사람들이니 오히려 친절하게 대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렇게 사람들을 많이 대하는 연습을 본의 아니게 계속하게 되는 거고 그러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것. 그러니까 그 위험에 나를 던지는 거다.
살아가면서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아도,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건데 굳이 나를 그 상황에 놓이게 하는 거지. 물론 여기에 전제는 내가 이 상황이 죽도록 싫은 게 아니라 어떻게든 이 상황을 잘 풀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서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고 우리나라에 대해 궁금한 마음을 갖고 오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과 영어가 잘 안 통한다? 그러면 그 상황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겠지. 그렇게 실력을 올리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하겠지.
그런 상황에 나를 놓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겁을 극복해 나가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