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워킹맘이란 사실을 숨겨야 한다고 생각할까?
남자는 밖에서 돈을 벌고 여자는 집에서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한다는 것이 전통적인 관념이다. 요즘은 성역할의 경계가 희미하기도 하고 180도 바꿔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남/녀 서로가 자기 성격 때문에 안 맞는 경우는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를 말하라면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요새는 여자도 자기 일을 갖는 추세다.
먹고살기 어려운, 소위 집값이 낮거나 가정 경제규모가 작은 집들이 모여있어서 정말 생계를 위해서 엄마고 아빠고 형이고 간에 일을 해야 하는 동네라면 모를까. 어느 정도 이름이 있거나 아이들이 많은 학군지 동네는 여자들이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좋게 보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여성이 일을 하는 측면엔 자아실현이라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자아실현에 크게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면? 돈을 버는 일은 보람도 있지만 스트레스도 많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여자든 남자든 사람들하고 싸워야 하고(?) 그 와중에 살림까지 하고 아이까지 키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런 거다. 남편이 능력이 되면 여자는 굳이 일을 안 하고도 살 수 있다. 대신 집에서 살림을 잘 돌보고 아이들을 키우면 된다. 살림하고 애를 키우는 걸 비하하는 게 아니라 이걸 해내는 것도 1인분 이상의 몫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녀 성역할이 바뀌어서 이걸 반대로 하는 집도 있겠지만 아무튼 집에 누군가는 있는 게 좋다.
우리 엄마도 집안 사정 상 일을 했다. 하지만 전업주부인 엄마들끼리는 모여서 정보를 교환한다. 상대적으로 그런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여유시간이 없는 맞벌이 엄마들은 정보에서 소외된다. 중요한 우선순위인 직장이 이미 시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이 일하는 동료 중에 아이가 있는 유부녀 선생님은 동네에서는 웬만하면 일하는 걸 숨긴다고 했다. 물론 대기업같이 아주 이름 있고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직장이라면 또 모를까. 사실 그런 직장이 아니기도 하고 스케줄 근무가 유연하니 숨기려면 숨길 수도 있겠다 싶었다.
동료 선생님과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했다. 아파트 단지명에 집착하고 엄마가 일을 나가는지 아닌지로 사람을 갈라야 할까? 물론 그런 건 있다. 임대 아파트단지에 살면서도 정신머리가 똑바로 박힌 사람들도 있지만 소수다. 아무래도 거기에 살다 보면 다수의 분위기에 휩쓸리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집에 있으면 아무래도 애들 단속하고 관리하기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집에 있는 엄마들이 꼭 100% 살림을 잘하고 애를 잘 키운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놀러 나가는 걸 좋아하는 엄마들도 있고 전업주부이지만 살림이나 아이를 키우는데 재주가 없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