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살아가는 태도를 보여주는 길, 부모는 그게 전부다
대표적으로 워킹맘이었던 우리 엄마는 아빠가 돈을 많이는 못 벌어와서 일을 한 건 맞다. 하지만 그런 엄마를 보고 내가 배운 건 엄마가 삶을 대하는 태도였다.
엄마는 모든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시간이 될 때는 갔다. 그리고 거기서 네트워킹을 해서 나를 학원 모임에 끼워 넣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흔하진 않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학원에 다니고 EBS를 보며 스스로 공부했다.
엄마는 집안일에 회사까지 다니려니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여러모로 힘들었겠지만 긍정적이었다. 일도 열심히 해서 우수사원상도 받고 새벽에 공부하면서 업무와 관련된 기사 자격증도 땄다.
살림? 성격이 원체 깔끔해서 살림도 잘했고 요리도 뚝딱 잘 만들었다. 아무리 바빠도 시켜 먹는 걸 싫어해서 가능하면 집밥을 해 먹이려고 했다. 집밥 좋아하는 아빠도 한몫했지만. 그 와중에 재테크도 잘해서 아파트도 사고팔고 열심히 살았다.
누군가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집은 아빠가 돈을 못 벌어서 엄마가 일을 나가는 맞벌이 가정일 것이다. 그것도 내가 어렸을 때부터 정말 꾸준히 워킹맘이었던 엄마.
그렇다고 대기업을 다니는 것도 아니었고 소기업에 근무하며 때로는 직종을 바꾸기도 하며 지금까지 사회에서 살아남은 그런 엄마를 누군가는 무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의 속사정을 알 수 없다. 워킹맘이라고 해서 깔보고 차가 소형차라고 해서 깔본다면 대체 뭐가 남는 걸까?
집안에 여유가 있어서 스트레스까지 받아가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건 오케이다. 집안에 여유가 있어도 내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면 일을 하고 집안일과 일을 병행하는 거다.
집안에 여유가 없지만 남들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고 꿀리기 싫어서 일을 하지 않고 남편 수입에만 기대고 바가지를 긁는 건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 집안에 여유가 없고 남들 눈치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 그 나름대로 살면 된다.
워킹맘이라면 본인의 일을 가진 사람이자 자식인 나에게 사랑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람이 내 엄마이면 되는 거다. 워킹맘이 아니라면? 집에서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주면 된다. 하지만 오히려 집에 같이 있기 때문에 구속할 여지가 많아져 사이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아이는 엄마가 워킹맘이든 워킹맘이 아니든 사랑할 것이다. 물론 같이 지내는 절대적인 시간의 양으로 따지자면 워킹맘이 아닌 편인 게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어렸을 때뿐이고 아이는 머리가 좀 더 크면 집에 엄마가 없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엄마 없이 스스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그 선을 잘 타야 한다.
상황이 좋을 때는 누구든 허허 웃으며 그 시간을 손쉽게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아졌을 때, 노력하고 힘을 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가 있을 것이고 어떤 부모는 서로 비난하고 싸우고 삶을 포기한 듯한 태도를 보여줄 것이다.
아이는 커가면서 생각하겠지. 우리 엄마가, 아빠가, 부모님이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나가는지를. 아이는 엄마가 워킹맘이냐 아니냐를 보는 게 아니다. 아이는 엄마의, 아빠의, 부모의 삶을 보고 배운다.
그러니까 내(여자/엄마)가 돈을 벌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그리고 아이에게도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알려주어야 한다. 내가 처한 상황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 그게 아님 마는 거고.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데도 그런 사실을 숨겨야 한다는 것에 그렇게 얽매여야 하나? 남들이 내 인생 대신 살아주는 거 아니잖아? 나는 아이를 낳게 된다면 그럴 생각이 없지만.
부모는 아이에게 본인들이 살아가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그게 전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