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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 서다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고 싶었지만...

by 세니seny

최초 이번 여행계획(아이디어)은 이러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여행 의지가 떨어졌던 나. 그런 내가 <여행하는 여성, 나혜석과 후미코>라는 책을 읽고 100여 년 전의 나혜석과 후미코의 여행길을 어느 정도 따라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처럼 부산부터 출발해 북한을 지나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르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중국 아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행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러시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 여행을 하면서 유럽으로 넘어와 이 나라, 저 나라에 들러 꼬불꼬불 유럽여행을 한다. 그렇게 여태까지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이베리아 반도 끝 그러니까 이곳 호카곶까지 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건 어떨까.


하지만 시간과 경비 등 여러 상황에 의해 중간에 많은 부분이 생략되었고 아시아/유럽대륙의 끝인 호카곶에서 끝난다는 것만은 지킬 수 있게 되어 감회가 남달랐다.


호카곶 표지. (@호카곶, 2024.06)


인증샷을 찍고 길이 있어서 내려가보니 아래쪽으로 더 내려갈 수 있었다. 호카곶 표지 사진 찍는 곳은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그곳보다는 바람이 덜한 거 같아 슬슬 내려가봤다. 바다도 더 잘 보이고 뭐라 저 멀리 보이는 초록색 풀밭도 더 가까워졌다. 맨 밑에까지 내려가지는 않고 중턱 정도에서 멈춰서 쉬기로 했다.


오늘은 이곳이 나의 자리다.


드디어, 유라시아 대륙 끝에 왔다. (@호카곶, 2024.06)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반도에서 출발해
서쪽의 끝 호카곶까지 왔다.


좀 더 내려가니 바위가 평평해서 앉기 좋고 사람도 없길래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좋다. 노래를 듣는 앱이 있는데 직전에 재생했던 순서대로 노래가 저장되기 때문에 가만히 두면 그대로 노래가 재생된다.


그래서 그냥 그 순서대로 노래를 주욱 들었다. 노래 순서를 의도하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바다와 관련된 혹은 지금 내 상황과 관련된 가사들이 있어 마음을 후벼 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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