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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 서다

세상의 끝 호카곶에서 엉엉 울어버렸다

by 세니seny

유라시아 대륙의 끝,

호카곶에서 들은 노래들.


<여름날>, 토이 (feat. 페퍼톤스 신재평)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파란 미소의 너의 얼굴 손 흔들며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내게 달려오고 있어)

<여름날>, 토이 중
<그렇게 웃어줘>, 권순관
Goodbye, love
아이같이 웃던 네게서 난 눈을 뗄 수 없었어

Goodbye, love
Goodbye, love
변하지 마
그렇게 웃어줘

Goodbye, love
꿈을 얘기하던 네게서 끝없는 바다를 봤어

Goodbye, love
Goodbye, love
잊지 말자
그렇게 걸어가

<그렇게 웃어줘>, 권순관
<comma>, 노 리플라이
문득 떠나 온 여긴 나를 알지 못하는
낯선 풍경 푸른 그림자 차창너머 늘어선 거리

지친 마음 먼 곳에 흘러가고 움켜쥐고 있었던 아픔들과
집착에 헤매이던 날들 돌아보면 꿈인 것 같아

잠시 눈이 머문 그곳에 너의 기억 반쯤만 웃네
파도에 떠 밀려온 그리움도 감은 눈을 스치듯 흘러가고
한숨 섞인 바람에 그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돌아보면 꿈인 것 같아

<comma>, 노 리플라이


<긴 여행을 떠나요>, 권순관
긴 여행을 떠나요
가능한 먼 곳에
가벼운 짐 들고

화려한 휴양지보다는
작은 마을 사람들이 사는 곳
그런 곳이 더 좋을 거예요

(중략)

긴 여행을 떠나요
도착했을 때엔
해가 졌음 해요
천천히 밥을 지어먹고
이런저런 얘기라도 하겠죠
특별하지 않아도 좋아요

<긴 여행을 떠나요>, 권순관


<오래전 그 멜로디>, 노 리플라이 (feat. 오지은)
서늘한 바람이 부는
조금은 따뜻한 그런 날에
너와 나 함께 걸었던 그곳에서
너를 불렀네

<오래전 그 멜로디>, 노 리플라이 (feat. 오지은)


<road>, 노 리플라이
눈물을 꾹 참고
주먹을 꼭 쥔 채 가야만 해
어딘가 들려온
비웃음과 한숨들을 뒤로한 채

낯선 곳을 헤메이던 내게
누군가 물었지 어디쯤 서있냐고
한참을 대답할 수 없었어
내가 밟고 있는 이 길이
어딘지 모른다 해도 가야만 해

낯선 곳에 넌

날 위해 눈물 흘리며
그리움을 잔뜩 어깨에 지고서
또 하룰 보내겠지

<road>, 노 리플라이


노래의 재생순서는 어느 정도는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 가장 최근에 앱으로 들은 순서가 저장되어 있어서 그대로 재생된 것일 뿐. 이 장소에 천년만년 머무를 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마지막곡으로 노리플라이의 <road>까지만 듣고 일어나기로 했다.


아마 한남동에서도, 서울의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 어느 길거리에서도 이 노래를 들으면서 분명 똑같이 울컥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느낌이 뭔지 잘 알고 있다. 오늘도 그랬다. 다른 노래는 실컷 잘만 따라 부르다가 <road> 막판에 와서 눈물이 그렁그렁 올라오더니 울컥해서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눈앞에 보이는 대서양과 가사가 어우러졌다. '눈물을 꾹 참고'라는 가사 때문에 오히려 눈물이 터져버리는 아이러니. <road>를 들으면 역시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특별한 목적이 없더라도 일단 걸어야 한다. 내가 밟고 있는 이 길이 어딘지 모른다 해도 가야만 한다니, 인생의 절묘함을 저 한 문장에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재생된 이 노래가, 이 장소의 마지막곡이 되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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