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국내 3대 영화제 정복한 내가 칸 영화제에

피카소의 도시 앙티브, 칸 영화제의 도시 칸에 입성하다

by 세니seny


바닷가 성벽길을 조금 걸어보고 시장거리를 지나 미술관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 문은 닫혀 있었지만 미리 줄을 섰는데 나중에 보니 내 뒤로 엄청 섰다. 빨리 오길 잘했네.


게다가 2시가 됐다고 문을 열어서 우르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일단 단체 예약한 학생들 먼저 들여보내고 일반인들은 한 팀씩 들여보낸다. 역시 파업의 나라, 노동자 인권이 강한 나라 프랑스 답게 티켓창구는 아주 편하게 일하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들어가 보고 나서야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했다.)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 외관. (@앙티브, 2024.05)


일단 표를 끊으러 카운터에 갔더니 기계가 안된다고 현금 달라고 해서 당황했다. 아니, 나 현금은 동전 몇 개밖에 없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못 보고 쫓겨나는 거임? 나참…. 황당해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내가 펼쳐놓은 동전을 막 세더니 딱 된다면서 표를 끊어줬다. 십년감수했네.


그렇게 안에 들어가 봤더니 먼저 들어간 단체관람객들이 우르르 몰려 있었다. 그래서 관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대한 늦게 일반인들을 들여보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티켓 창구 직원님,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피카소 및 피카소풍의 여러 작품들. (@앙티브, 2024.05)


피카소 작품이 대부분이긴 한데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섞여있었다. 100% 피카소의 작품만 있는 줄 알고 온 나는 살짝(?) 낚였네. 그래서 피카소 이름치고 박물관 입장료가 저렴한 편이었구나…? 그래도 알차게 구경했다. 한 시간 정도 둘러보니 끝.


자자, 이제 칸Cannes으로 이동하자. 표를 미리 끊어놨더니 역으로 가는 마음이 급하다. 오히려 이전 열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도착했다. 앙티브에서 기차를 타고 십 분도 안 돼서 칸에 내린다.


칸은 휴양도시로 유명하지만 아직 5월이라 본격 휴가철도 아니니 이 소란스러움은 영화제 때문에 북적이는 것일 테다. 길거리 지나는 사람들을 보니 벌써 영화제 아이디카드 있는 사람들(=목걸이 있는 사람)과 나같이 목걸이 없는 사람으로 나뉜다. 목걸이 찬 사람들 보니 개부럽.


아까 피카소 미술관에 일본인 부부로 추정되는 사람이 바로 내 앞에 서 있었는데 이들이 목걸이를 하고 있어서 칸 도착하기도 전에 영화제 목걸이가 뭔지 먼저 봐버렸다.


거리 곳곳이 축제다. 영화는 못 보지만 신나! (@칸, 2024.05)


역에서 내려 극장 앞에도 들르고 레드카펫으로 추정되는 곳에서도 인증샷을 찍고 상영관 안에는 못 들어가지만 기념품샵에서 기념품도 샀다. 티셔츠라도 한 장 살까 했는데 30유로나 하네? 너무 비싸서 안 샀는데 여기서 티셔츠를 사지 않은 걸 여행이 끝날 때까지 두고두고 후회했다. 대신 스티커랑 마그넷을 샀다.


해변 쪽으로 나와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고 바닷가로 나오니 바람이 많이 분다. 그리고 확실히 파리에서 남쪽으로 내려왔더니 옷차림도 다르고 운동화보단 여름 신발도 많이 보인다. 샌들이 간절해. 이제 점점 더워질 일만 남았겠지.


기차를 타고 다시 니스로 돌아왔다.


원래 바닷가 근처에 있는 케밥집에서 저녁 먹으려고 했는데 거기까지 걸어가려면 1.7킬로다. 힘들어.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브리또 파는 곳이 있길래 브리또를 먹었다. 그리고 남쪽으로 내려오니 확실히 옷이 얇아지고 얇은 소재로 된 롱스커트를 많이 입는 거 같아서 꽂혀버렸다. 그래서 자라랑 H&M에 들렀지만 내가 원하는 물건은 없어서 빈 손으로 숙소에 도착했다.


방에 체크인했는데 아무도 없길래 신나서 물건 정리하고 있는데 여행 와서 처음으로 숙소에서 일본인을 만났다. 혼자 여행하는 친구라는데 중간중간 우리나라 유랑처럼 동행을 만나면서 여행하는 모양이었다. 일본인 친구는 동행이 있다고 해서 나갔다.


나는 씻고 나와서 어제 베르시 지구 같은 편안한 느낌의 라운지를 기대하고 와봤는데 완전 술집 분위기였다.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 오히려 여기 앉아 있는 내가 물을 흐리고 있어. 방에선 인터넷이 잘 안 되는데 여기로 나온 건데. 하지만 여기 계속 앉아있다가는 음악 소리에 내 귀가 먼저 터질 거 같아 얌전히 방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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