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글로벌화가 가능할까?
올해 7월부터 외환시장은 거래 가능 시간대를 새벽 2시까지 확대하였다. 점진적으로 24시간 개방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조만간 외환 청산소(Clearing House)를 도입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원화의 글로벌화가 드디어 시작되는 것인가 싶은 기대감이 생긴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하다.
과거 여러 글로벌 신평사 애널리스트들은 공통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원화의 글로벌화(24 hour currency)는 힘들 것이라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현재도 유효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적어도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 마련에 대한 시도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금융당국 주도의 제도적인 준비들은 기대만큼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다.
과거 엔/원(JPY/KRW) 시장이 그랬고,
최근에는 위안화/원(CNY/KRW) 시장이 그랬다.
제도적으로 짜임새 있게 준비했고, 시장의 플레이어들도 당국의 여러 유인책에 반응하며 열심히 시장을 조성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실질적인 수요(주로 기업 등)들이 반응하지 않았다.
엔/원 시장은 실패했고..
위안화/원 시장도 실패(...ing)로 가고 있는듯 하다.
원화의 글로벌화가 진심으로 성공했으면 좋겠다.
다만, 금융당국 단독으로 해당 문제를 풀기에는 실타래가 너무 복잡하게 꼬여있다.
전방위적인 협업(금융당국 및 각 정부 관련 부처 등등)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줄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선장이 필요하다.
경제는 이미 글로벌 통화의 수준까지 올라왔다.
특정 리스크(지정학적 리스크 또는 엄격한 규제 등)가 원화의 글로벌화를 막고 있는 것일 뿐.
NDF(Non Deliverable Forward)라는 차액결제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통화들은
원화를 비롯하여 인도 루피(INR), 브라질 헤알화(BRL), 러시아 루블(RUB), 대만 달러(TWD) 등이 있다.
해당 통화들는 모두 경제 규모는 선진국에 비견되는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특정 이유로 인해 글로벌 통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원화의 글로벌화는 마냥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쌓여있는 난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며 원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Major Currency가 되는 날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